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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거부하고 아이만 낳는 자발적 비혼. 전통적 가치관과 대척점에 있는 파격적인 주제를 어떻게 풀어낼까. TV조선 드라마 '최고의 결혼'은 비혼모의 일과 사랑을 통해 결혼제도에 대한 도발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 '연애의 목적'과 '어깨너머의 연인'을 집필했던 고윤희 작가는 결혼과 연애에 대한 신선한 접근과 날카로운 풍자를 대본에 담았다. 고 작가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은 당연한 것이었는데 요즘엔 오히려 특별한 일로 여겨지게 됐다"며 "남자들은 여자가 콧대 높고 이기적이라 생각하고, 여자들은 돈 많은 남자를 원하면서 그가 민주적이기를 바란다. 남자든 여자든 모순적인 모습이 있더라"고 요즘 세태를 진단했다.
고 작가는 비혼모를 소재로 선택한 것에 대해 결혼제도를 거부하거나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관습과 제도는 와해되고 있는데 아직 전통이 남아 있어서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면서 "전통적인 결혼을 따를 필요 없이 자기에게 맞는 결혼 형태를 만들고 확장시켜가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이 시스템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혼자 사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최고의 결혼을 만들어서 비혼 상태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결혼제도를 풍자하고 있지만 사실은 결혼을 권장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주연배우인 박시연과 배수빈은 결혼과 출산의 경험이 쌓여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비혼모 차기영 역을 맡은 박시연은 "소재가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캐릭터들이 독특하고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라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배수빈도 "원론적인 의미에서 우리에게 결혼이란 무엇이고 나는 어떻게 살아하는지 생각해보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오는 26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