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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모 소재 드라마 '최고의 결혼', 결혼에 대한 도발적 질문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9-23 08:30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호텔에서 TV조선 드라마스페셜 '최고의 결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배수빈, 박시연, 노민우가 포토타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시연, 배수빈, 노민우 등이 출연하는 '최고의 결혼'은 미스맘(자발적 비혼모)을 선택한 미혼의 스타앵커 차기영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네 커플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오는 27일 첫 방송된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2014.09.22/

결혼을 거부하고 아이만 낳는 자발적 비혼. 전통적 가치관과 대척점에 있는 파격적인 주제를 어떻게 풀어낼까. TV조선 드라마 '최고의 결혼'은 비혼모의 일과 사랑을 통해 결혼제도에 대한 도발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엔 개성 넘치는 네 커플이 등장한다. 비혼모를 택한 골드미스(박시연)와 처세술에 능한 마초남(배수빈) 커플, 취직 대신 부유한 남자와의 결혼을 꿈꾸는 여자(엄현경)와 결혼의 책임을 회피하려 하는 남자(노민우), 이혼했지만 경제적 문제로 한집에 살고 있는 쇼윈도 커플(정애연 송영규),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결혼은커녕 연애도 못하는 여자(조은지)와 그 여자에게 돈을 받고 남편 역할을 하는 '시급 남편'(장기용). 이들 모두 가부장적 결혼제도 안에서는 용인되지 않는 형태의 커플이다.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최고의 결혼'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자 오종록 감독은 "가부장적인 결혼제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비혼모로 살아가고 있는 여자를 통해 21세기에 맞는 결혼의 모습을 되짚어보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오 감독은 드라마 '피아노'와 '스타일'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보여준 스타감독으로 유명하다. 오 감독은 "나 역시도 가부장적인 가족제도 속에서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에 비혼모라는 소재가 처음에는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며 "하지만 고윤희 작가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잘 쓸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설득했다"고 말했다.

영화 '연애의 목적'과 '어깨너머의 연인'을 집필했던 고윤희 작가는 결혼과 연애에 대한 신선한 접근과 날카로운 풍자를 대본에 담았다. 고 작가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은 당연한 것이었는데 요즘엔 오히려 특별한 일로 여겨지게 됐다"며 "남자들은 여자가 콧대 높고 이기적이라 생각하고, 여자들은 돈 많은 남자를 원하면서 그가 민주적이기를 바란다. 남자든 여자든 모순적인 모습이 있더라"고 요즘 세태를 진단했다.

고 작가는 비혼모를 소재로 선택한 것에 대해 결혼제도를 거부하거나 반대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관습과 제도는 와해되고 있는데 아직 전통이 남아 있어서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면서 "전통적인 결혼을 따를 필요 없이 자기에게 맞는 결혼 형태를 만들고 확장시켜가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이 시스템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혼자 사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최고의 결혼을 만들어서 비혼 상태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결혼제도를 풍자하고 있지만 사실은 결혼을 권장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고 작가는 기존의 드라마나 영화처럼 비혼모 소재를 로맨틱하게 풀어내지 않았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짚었다. "최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끄집어내서 멜로이면서도 사회성이 강한 작품으로 만들겠다"면서 "비혼모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화두를 던지고 싶다"고 전했다.

주연배우인 박시연과 배수빈은 결혼과 출산의 경험이 쌓여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비혼모 차기영 역을 맡은 박시연은 "소재가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캐릭터들이 독특하고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라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배수빈도 "원론적인 의미에서 우리에게 결혼이란 무엇이고 나는 어떻게 살아하는지 생각해보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오는 26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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