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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방송평] '빅스타 리틀스타', '벽'으로 소통의 '벽'을 허물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4-07-20 15:54


사진제공=코엔 미디어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 소재가 된 아이. 워낙 많아지다보니 이제 세분화 단계다. 어느 연령이 나오느냐에 따라, 어떤 컨셉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jtbc 신개념 가족 게임쇼 '빅 스타 리틀 스타'가 독특한 컨셉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19일 저녁 정규 첫 방송에서 호평을 이끌어내며 연착륙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일을 벗은 프로그램. 순항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줄거리?

지난 19일 첫 방송에서는 설수현, 김창렬, 장동민, 김대희의 자녀와 조카가 등장했다. 이휘재의 진행 속에 스타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부모의 민낱이 가감 없이 공개됐다. 프로그램은 스타의 일상에 대한 아이들의 솔직한 폭로게임 '아이 귀여워', 동심과 눈높이를 맞춘 이미지 게임 '아이 궁금해', 빅스타와 리틀스타의 텔레파시 호응도를 알아보는 '아이 좋아'의 3라운드로 진행됐다.

아빠를 꼭 닮은 김창렬의 아들 주환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속마음을 고백해 강한 아빠 김창렬의 눈시울을 붉은 색으로 물들였다. 장난꾸러기 장동민은 조카의 말 한마디에 쩔쩔 매는 의외의 모습으로 큰 웃음을 선사.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쌍둥이 아빠로 이미지를 바꾼 이휘재는 아이들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매끄럽고 노련한 진행으로 연결됐다.


포인트?

묘한 결합상품이었다. 아이들 대상 퀴즈라는 '전파견문록'과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 부모 자식 간 토크배틀을 유도하는 '유자식 상팔자' 등이 두루뭉술 섞여 있는 느낌.

하지만 조물주의 천지창조 이후 이 넓은 하늘 아래 완전한 창조물은 없는 법. 제작진은 전작들의 장단점을 참고해 창조적 컨텐츠로 재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어린이가 등장하는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은 바로 부모와 아이 사이를 갈라놓는 '벽'이다. 소통 단절의 상징인 벽. 오히려 솔직 토크의 매개가 된다.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다. 부모의 시선에서 벗어난 아이들. 평소보다 더 솔직하게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생각해보라. 부모 앞에서 부모에 대해 물어보면 십중팔구 아이들은 그 부모를 쳐다본다. 눈치를 본다는 이야기. 그래서 '벽'을 쳤다. 그렇게 탄생한 '벽'. 소통의 단절이 아닌 소통의 매개로서의 상징물이 됐다. 아이들의 생각을 퀴즈를 통해 알아맞히려 하는 부모 역시 아이의 표정을 보고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장치가 원천봉쇄 돼 있다는 점이 묘미다.



기대감?

'유자식 상팔자'는 스타 사춘기 자녀들의 사고를 엿볼 수 있어 공감과 재미를 자아내고 있는 프로그램. '빅 스타 리틀 스타'는 이보다 어린 자녀들이 출연한다. 아직 부모와 분리되지 않은 어린 나이의 자녀들. 이들을 벽을 통해 분리해놨더니 의외의 결과가 쏟아졌다. 순수한 동심적 세계와 상상력이 빚어낸 파격 코멘트(ex. '엄마 아빠가 뽀뽀하면? '"우웩")들이 웃음을 자아냈다. 그야말로 편견과 선입견이 없는 아이들의 사고방식. 어른들의 '정제된' 억지 웃음보다 훨씬 신선했다. '퀴즈' 형식이란 점에서 궁금증도 5초 뒤 결과에 대한 호기심을 배가시켰다. 그야말로 신 개념 가족 퀴즈 배틀 프로그램으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어필한 첫 방송이었다.


불안감?

이 방송 탓이 아니다. 하지만 환경은 무시할 수 없다. 아이가 나오는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는 현실. 그 때문에 덩당아 신선도가 떨어져 보이는 착시가 있었다. '아니 또 아이 나오는 프로야?' 이런 말이 나올 만큼 작금의 아이 소재 예능 프로는 많긴 많은게 사실이다. 기존 프로와는 다른 신선한 컨셉임을 어필하려면 일단 한두번은 프로그램을 직접 봐야 한다. 하지만 주말 황금 시간대라는 현실의 벽이 만만치 않게 높다. 지상파 방송 3사가 힘주고 있는 주말 드라마들과 시간대가 겹친다. 일단 한번 보면 매력 있는 프로그램. 이 시간 대 뉴스에 이어 드라마를 당연하게 틀어놓는 시청자들의 관성적 채널 선택을 어떻게 바꿔 놓을 수 있느냐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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