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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류 스타' 관계자 전격 고백, "환치기 보다 외화 밀반입이 더 큰 문제"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4-07-16 05:41


가수 비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류스타의 역외 탈세와 관련해 합법적인 출연 계약서를 통해 진행했다면 강력 부인했다. 스포츠조선DB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류 스타들이 역외 탈세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는 14일 중국에서 한류 기획사 H사를 운영하는 A씨를 해외 공연 수익에 따른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국세청과 합동 조사 중이라 밝혔다. 특히 H사는 가수 비와 배우 장근석을 포함해 연예인 10여명이 중국에서 공연이나 행사를 할 수 있도록 에이전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이 한류스타들에게까지 번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배우 장근석
환치기는 어떻게 진행됐나?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A씨 지난 2010년부터 올해 초까지 한류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을 중개해 얻은 수입을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소득세 등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중국 활동에 따른 수익금을 국내 연예기획사에 전달하는 과정이 치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H사가 중국에서 받은 수익금을 중국 현지 환전 브로커에게 전달하면 이들과 연계된 한국내 환전 브로커가 국내 연예 기획사에 수익금을 전달하는 환치기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것. 관심은 연예인들이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수익금을 전달받았는지 여부와 받았다면 A씨의 탈세를 알고도 묵인했는지에 쏠리게 됐다.

한 가요 관계자는 "A씨는 같은 혐의로 이미 한차례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또다시 불거져 A씨를 통해 해외에서 활동했던 연예인 기획사들이 무척 당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사 선상에 오른 10여명의 연예인이 과연 누군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중국 뿐만 아니라 A씨와 다른 지역에서 공연을 했던 기획사들 역시 괜히 불똥이 튀는 거 아닌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환치기 보다 더 은밀한 밀반입도 많아


중국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의 탈세 의혹은 이미 수년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 연예 관계자는 "이제야 터졌다"며 오히려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A씨의 경우 환치기 방식을 이용했지만 이보다는 직접 운반 방식이 더 자주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톱스타 B씨의 기획사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중국에서 받은 수익금을 몰래 밀반입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중국 측과 출연 계약을 할때부터 출연료를 현찰로 받는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시키기도 한다"며 "중국 위안화의 경우 직접 국내로 들여오려면 부피가 너무 커지기 때문에 현찰로 받을때 미리 미국 달러나 홍콩 달러로 준비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번 입국할 때마다 1인당 100달러짜리 두 묶음 정도를 운반한다. 한 묶음이 대략 1만 달러 정도"라며 "들여올 돈이 많을 경우에는 직원 두세명이 같이 출국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세관을 무사히 통과하기 위해 비행기도 밤 12시 이후 인천 공항에 도착하는 편을 주로 이용했다는 이 관계자는 "국내에 도착하면 바로 명동에서 환전을 하게되는데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세금을 줄이기 위한 편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A씨의 검찰 조사 소식에 비와 장근석 측은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탈세 혐의에 대해 강력 부인했다.

비의 소속사인 큐브DC 측은 "중국 내에서의 이벤트 섭외를 진행한 행사 기획사와 모든 건에 대해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출연 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정확하고 투명한 인보이스를 토대로 큐브DC의 공식 계좌를 통해 전액 출연료를 지급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가 진행한 중국 뿐만 아니라 모든 국내외 공연 및 여타 수입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모두 신고를 완료하였으며, 특히 아티스트의 중국 내 공연, 행사, 광고등 일체 활동과 관련하여서는 정상적인 세금 신고가 진행, 완료되지 않은 건은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음을 밝혀 드린다. 또한 필요할 경우 검찰 및 국세청의 자료요청이 있다면, 모든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장근석의 소속사인 트리제이컴퍼니 역시 "장근석이 해외 수입에 관련한 조세 포탈 정황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며 "현재 장근석이 탈세 의혹을 받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 역시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 연예 관계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번만큼 세금을 낸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중국이 아직은 무자료 거래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우리 쪽에서 먼저 정확히 세금 계산서를 요구하고 섭외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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