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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룸메이트'가 박봄 사건으로 위기를 맞았다.
현재 하차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지만, 이는 지엽적인 문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불미스런 일로 하차하는 예능인들은 많았다. 그럴 때마다 비판 여론도 있었으며 프로그램에 타격을 입은 적도 있지만, 큰 틀에서 위기를 맞는 경우는 드물다. 신정환 김구라 등 MC들이 하차했던 '라디오스타' 마저도 이와는 별개로 프로그램은 존속했다.
하지만 '룸메이트'의 경우는 다르다. 우선 '룸메이트' 내에서 박봄의 존재감이다. 엉뚱하면서도 솔직한 4차원 캐릭터로 등장한 박봄은 제작진 입장에서 애정이 가는 캐릭터다. SBS 새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간담회 당시에도 '룸메이트'에서 박봄의 캐릭터를 지켜봐달라고 자신했을 정도다. 실제로 예쁜 척하는 배우와 가수들 사이에서 망가져주는 박봄은 독보적일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룸메이트'가 지향하는 철학을 곱씹어봐야 한다. '룸메이트'는 다양한 장르의 스타들이 한 공간에 살면서 벌어지는 소통과 위로, 성장을 담는다. 신성우와 찬열, 홍수현과 나나, 이동욱과 조세호 등 다소 억지스런 조합에도 이들이 조화를 이뤄가는 모습은 신선했다. 낯선 이들끼리 함께 사는 과정을 갈등 없고, 불편함 없이 따뜻하게 그렸다. 급기야 지난 6월 29일 방송에서는 애프터스쿨의 멤버 나나가 악플로 고생하자 다른 출연자들이 위로해주고, 힘이 돼주는 모습이 공개되며 감동을 자아냈다. 이게 바로 '룸메이트'가 보여준 셰어 하우스를 그리는 방식이다.
한편 박봄의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는 1일 오전 "박봄 기사에 관한 해명글"이라는 제목으로 해명했다. 이에 따르면 박봄은 미국에서 끔찍한 일을 겪은 후 4년 전까지 미국 대학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수년간 복용해왔다. 바쁜 스케줄로 미국에 갈 수 없게 돼 박봄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같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우편으로 전달받는 과정에서 국내에는 금지된 약품으로 세관에서 문제가 됐다고 해명했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