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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무법자, 비리..' 막가파식 TV 속 형사, 이대로 괜찮을까?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4-05-13 08:31



세월호 참사로 인해 해양경찰의 재난 관리 시스템과 고질적인 유착 관계 등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데 이어 드라마에서까지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경찰들로 도배 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무법 역주행 형사' 차승원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너포위)'에서는 첫 장면부터 교통신호를 위반하는 '무법' 경찰을 다뤘다. 7일 방송에서는 서판석 형사(차승원)가 범인을 잡는다는 명분 하에 무리하게 도로에서 역주행하는 모습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의 안전을 우선해야 할 형사가 괴팍한 성격으로 목숨을 건 역주행을 하는 모습. 아무리 드라마라 해도 불편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또 서형사의 말만 믿고 증언을 약속했던 어머니(김혜정)의 죽음이나, 신입 형사들 대구(이승기)와 수선(고아라)의 부주의로 조폭이 포승줄을 끊고 도주하는 장면 역시 경찰 공무원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실제 경찰도 발끈했다. 촬영 협조를 했던 강남경찰서 측은 경찰 공무원의 부정적인 장면이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불편한 입장을 밝혔다. 강남경찰서 교통정보센터 김선호 경위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역주행으로 범인을 추격하는 장면은 실제로도 할 수도 없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데, 일반 도로에서 역주행을 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아무리 흥미위주의 드라마라지만 홍보 역할은 상당히 크다. 경찰 공무원의 부정적인 면을 자꾸 보여주고,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분노조절장애 형사' 이범수

MBC '트라이앵글'의 이범수도 위험한 형사이긴 마찬가지다. 이범수가 맡은 장동수 형사는 고복태(김병옥)를 검거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총기를 사용한다거나, 범인 취조 후 맘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화가 나 건물 로비에서 소리를 지르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자주 한다. 이에 극 중 프로파일러이자, 정신과 의사인 황신혜(오연수)는 장동수에게 분노조절장애라는 정신질환이 있음을 알리고 치료를 권한다. 하지만 장동수는 치료는 커녕 질환 자체를 거부하기만 할 뿐이다. 무기를 다루는 형사에게 분노조절장애는 반드시 치료돼야 할 병이다. 상황에 따라 심할 경우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끝나고 포털 사이트에서는 '분노조절장애'라는 단어가 관심을 모았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일 처리로 시민 안전을 지켜야 할 형사가 치료조차 거부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비리 형사' 조덕현

KBS2TV '골든크로스'의 악질 형사는 아예 도를 넘었다.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썩을 대로 썩은 비리 형사 곽대수(조덕현). 그는 딸을 잃은 아버지 강주완(이대연)에게 거짓 증언을 강요하는가 하면 교도소에 수감된 제소자에게도 손을 뻗쳐 살인까지 사주하는 경악스런 인물이다. 오직 권력과 돈에만 집착하며, 한 조각의 정의도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다. '골든크로스'는 방송 초반부터 연예인 스폰서, 골프채 살인 등 선정성 논란을 빚어온 터.


이에 한 경찰 관계자는 "제복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크다는 말을 듣고, 30년 경찰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기도 한다. 정말 일선에서 목숨을 걸고 열심히 뛰는 공무원들까지 힘이 빠진. 이런 시국에 드라마에서 조차 흥미를 위해 경찰을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일삼는 존재로 그리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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