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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5월에 찾아온 아홉번째 '사랑', 보석같은 아이들의 기적같은 이야기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5-02 18:22


사진제공=MBC

가정의 달 5월, 아홉 번째 '사랑'이 찾아온다.

2006년부터 9년째 사랑을 주제로 가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해온 MBC '휴먼다큐 사랑'이 올해도 어김없이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사랑'은 온갖 역경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일구는 '아이들'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4가지 빛깔로 그려냈다.

1부 '꽃보다 듬직이'(6일)는 여수의 아동양육시설 삼혜원 202호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뇌성마비장애를 지닌 4살 듬직이와 그런 듬직이를 보살피는 예린·은별·제희 'F4 친구들'의 뭉클한 우정을 담았다. 2부 '날아라 연지'(12일)는 뇌종양을 앓고 있는 6살 연지와 연지의 치료를 위해 떨어져 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가족들의 헌신적인 사랑 이야기를 전한다. 3부 '수현아, 컵짜이 나'(19일)는 한국인 아빠와 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4살 수현이가 골수이식도 하기 어려운 희귀백혈병과 싸우며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함께했고, 4부 '말괄량이 샴쌍둥이'(6월 2일)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머리가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 호건 자매의 기적 같은 일상을 포착했다. 이모현 PD와 유해진 PD가 각각 1부와 3부, 2부와 4부를 연출했다. 1부만 6일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되고, 2~4부는 12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에 전파를 탄다.

2일 서울 여의도 CGV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홍상운 CP는 제작진을 대표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며 사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홍 CP는 "만약 세월호 선장이 배에 탄 아이들이 자기 아이라고 생각했으면 어땠을까. 구조에 나갔던 해경과 정치인들이 실종자들이 자신의 가족이라고 생각했으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매년 '휴먼다큐 사랑'을 제작하는 건, 가족에 대한,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커져서 우리 사회가 사랑스럽고 살 만한 곳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다"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모현 PD도 "올해 선보이는 네 가지 이야기는 각각 내용이 다르지만,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사랑이 있으면 희망이 있다는 것이 전체 이야기를 관통하는 주제라 생각한다"며 "비극이나 슬픔보다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부터 '휴먼다큐 사랑'에 참여해온 유해진 PD는 "시청률보다는 시청자들이 보여주는 반향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며 또 한번의 감동을 예고했다.

두 연출자는 네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선정하게 된 이유를 공개하며 특별했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모현 PD는 "듬직이(1부)는 장애 때문에 입양도 되지 않는 아이인데, 듬직이와 함께 사는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듬직이에게 보여주는 사랑에 깜짝 놀랐다. 듬직이가 뒤집고 구르고 일어나기까지의 모습을 6개월간 찍었다. 아이들의 배려와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3부에서 다뤄진 다문화 가정 아이 수현이에 대해선 "한국과 태국 유전자가 섞인 특이한 유전자를 가진 탓에 한국과 태국은 물론 국외에서도 수현이에게 맞는 골수를 찾을 수가 없었다"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의료적인 어려움이 올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수현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다문화 가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묻고 싶었다"고 했다.


사진제공=MBC
유해진 PD는 "'휴먼다큐 사랑'의 주인공은 정말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연지(2부)가 바로 그런 아이였다"며 "처음 만났을 때 그 아이의 떨리는 목소리에서 슬픔과 아픔이 전해져왔고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4부의 샴쌍둥이 자매 이야기는 지난해 제작을 준비하던 중에 '해나의 기적' 편을 먼저 선보이게 되면서 이번에 방송을 하게 됐다. 유해진 PD는 "샴쌍둥이 자매에겐 양보와 배려와 타협이 몸에 배어 있더라"며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는 데 그것보다 중요한 덕목은 없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깊은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이들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샴쌍둥이라는 걸 알았고 태어나더라도 온전하게 자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엄마가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고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이 숭고하고 아름다웠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유해진 PD는 '휴먼다큐 사랑'을 촬영하며 가슴 아픈 이별을 여러 번 경험했다. 2006년 방영된 '너는 내 운명'의 주인공은 촬영 중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2007년 '안녕 아빠' 편에서도 임종을 눈앞에 둔 아빠와 아이들의 사연을 다뤘다. 2009년 '풀빵 엄마'에선 어린 남매를 키우며 병마와 싸우던 싱글맘의 모성애로 수많은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셨다. 방송 이후 '풀빵 엄마'의 별세 소식은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유해진 PD는 "사실 방송 이후 후유증을 겪었다"고 털어놓으며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잠시 숨을 골랐다. 지난해 선천성 기도 무형성증을 앓던 해나의 작별 소식을 접한 후엔 촬영을 잠시 조연출에게 맡겼을 정도로 힘겨웠다고 했다. 그럼에도 유해진 PD는 "누군가의 아름다운 시간을 6개월 이상 같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그런 사람들을 언제 또 만나서 함께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나의 가족은 이달 말 캐나다로 이민을 갈 예정이라는 근황도 함께 전했다.


'휴먼다큐 사랑'은 2006년 기획돼 올해로 9년째를 맞이한 MBC의 간판 브랜드 다큐멘터리다. 2006년 '아시안 TV 어워즈(Asian Television Award)', 2007년 '반프 월드 TV페스티벌(Banff World Television Festival)' 심사위원 특별상, 'ABU prize' TV다큐멘터리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에는 '풀빵 엄마'가 국내 최초로 '제38회 국제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 상, 2012년 '엄마의 고백'이 '휴스턴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모현 PD는 "내년에 '휴먼다큐 사랑'이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사랑'은 죽음과 같이 예기치 않은 순간을 많이 만났다. 자극적인 것보다는 똑같은 '사랑'에서 새로운 포인트를 찾으려 한다. 올해 '사랑'과 함께한 어리고 귀여운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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