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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필3' 자상남 박유환, "형 박유천은 내 꿈의 롤모델"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3-31 09:22


배우 박유환이 스포츠조선을 찾아 인터뷰 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지난 2011년 MBC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을 통해 데뷔한 박유환은 드라마 '계백', '천일의 약속', '그대 없인 못살아' '로맨스가 필요해3'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고 있다.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3.27/

이런 남자친구, 세상에 또 있을까. 꿈을 찾아 1년간 해외여행을 떠나겠다는 여자친구를 위해 여행 물품을 사주면서 "12개월 할부를 갚으며 기다리겠다"는 이 남자. 그야말로 여심 '올킬'이다. 이달 초 종영한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3'에서 시청자들에게 가장 호감을 얻은 캐릭터를 꼽으라면, 단언컨대 박유환이 연기한 이우영일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낀다면 그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해줘야 한다는 걸 이우영의 배려와 진심을 통해 배웠다.

드라마 종영과 함께 스물셋 생일을 맞이한 박유환은 자신의 실제 모습을 담아 이우영을 연기했다. 사랑을 계산하지 않고, '밀당' 하지 않고,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점이 이우영과 닮았다. 평소 말투마저 캐릭터와 똑같아지고, 이우영이란 이름도 원래 자신의 것이었던 듯 자연스러웠다. 몸에 꼭 맞는 느낌. 몰입하며 연기하는 희열을 느꼈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저와 가장 닮은 캐릭터였고, 주변 선배들도 무척 어울린다면서 '대박'이라고까지 하셨어요. 기분 정말 좋았죠. 덕분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재밌게 촬영했어요. 애정을 많이 쏟아서 그런지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아요.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갈 줄 몰랐어요."

파트너 윤승아를 비롯해 김소연, 남궁민, 박효주, 왕지원 등 나이차가 크지 않은 동료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박유환에겐 새로운 경험이었다. 촬영 중 쉬는 날에도 다같이 영화를 보고 가볍게 술잔을 기울였다. 종영 후엔 야외 나들이도 갔다. 모바일 단체 메신저에선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박유환이 인터뷰를 한다는 얘기에 다들 "내 얘기 잘하라"며 장난스럽게 압박을 주기도 했단다.

"모든 분께 감사하지만 남궁민 선배에겐 특별히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 모니터를 한 뒤에 따로 연락해서 잘하고 있다고 격려도 해주셨고, 연기할 땐 발음이나 말투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대본에는 없는 내용인데도 저를 툭 치면서 흘깃 쳐다본다든지 하는 디테일한 표현을 하시기도 했는데, 덕분에 제 리액션이 드라마에 나오기도 했죠. 연기적으로 굉장히 많이 배웠고, 또 의지했어요. 저에겐 기둥 같은 존재였다고 할까요. 저도 언젠가는 남궁민 선배 같은 따뜻한 선배가 되고 싶어요."

극중에서 여자의 월경 주기까지 꿰고 있을 정도로 '친여성적인' 이우영과는 달리 박유환은 어린 시절부터 주로 남자들과 어울렸다. 그래서 극중 상황이긴 하지만, 달콤한 사랑고백을 하는 게 낯간지럽기도 했고, 여성용품을 챙겨주는 행동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그는 연출자와 끊임없이 상의하고 여자 연기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 이해의 폭을 또 한번 넓혔다.

2011년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데뷔해 벌써 4년차. '계백', '천일의 약속', '그대없인 못살아', '로맨스가 필요해 3'까지. 성실함이 느껴지는 필모그래피다. "지금까지 안 해본 캐릭터를 만나서 제 새로운 면을 꺼내고 싶어요. 경험을 통해 많은 걸 얻게 되고, 그러면서 제가 더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망가지는 것도 두렵지 않아요."

연기라는 꿈을 찾기까지 10대 시절 방황 아닌 방황을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10년 가까이 미국에 살면서 성격이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항상 자신감이 없었고 사람들과의 대화가 두려웠다. 꿈이 없다는 자괴감이 그를 괴롭혔다. 한국에 온 뒤엔 형 박유천의 유명세가 자신에게까지 미치는 것이 힘들기도 했다. 그러다 박유천이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준비하는 모습을 봤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진짜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웠다. 용기를 내어 박유천에게 얘기했다. "네가 뭔가를 해보고 싶다고 나에게 얘기하는 것이 처음인데, 이런 얘기를 꺼내기까지 얼마나 고민했을지 알 것 같다"는 대답. 그때부터 지금까지 박유천은 동생 박유환의 든든한 후원자다.

"어렵게 꿈을 찾았잖아요.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촬영장에만 가면 웃음이 나와요. 성격도 활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바뀌었고요. 장난기도 많고 밝았던 예전의 나를 다시 찾아가는 것 같아요. '박유천 동생'이란 타이틀이 짐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데, 제 대답은 '전혀 아니오'예요. 지금 저는 너무나 좋아하는 연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또 제가 사랑하는 형인데 '박유천 동생'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형에게 자랑스러운 동생이 되기 위해 더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배우 박유환이 스포츠조선을 찾아 인터뷰 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지난 2011년 MBC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을 통해 데뷔한 박유환은 드라마 '계백', '천일의 약속', '그대 없인 못살아' '로맨스가 필요해3'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고 있다.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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