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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의 엔터비즈]OST 연타석 홈런 효린, 얼마나 벌었을까? OST의 '대박' 경제학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4-02-12 07:55


그래픽=김변호기자bhkim@sportschosun.com

씨스타 효린이 백지영에 이어 새로운 'OST 여왕'으로 주목받고 있다. 효린은 드라마 '별그대'와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 OST를 동시에 히트시키며 각종 차트를 장악했다. 사진제공=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요즘 음원 사이트에서는 OST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렛잇고(Let it go)'나 영화 '수상한 그녀'의 '나성에 가면' '하얀 나비' 등의 인기가 만만치 않다. 여기에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의 삽입곡들은 방송을 탔다하면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상위권 싹쓸이에 나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거 '얼굴없는 가수'들의 전유물이었던 OST에 대한 톱가수들의 관심이 뜨겁다. 불렀다하면 메가 히트를 치는 'OST 신공'들도 만들어졌고, 이젠 배우들도 노래 한 곡쯤은 가볍게 서비스해주면서 의외의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가요계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OST의 경제학을 살펴보자.


가수 케이윌은 '별그대' OST '별처럼'을 불러 각종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무나 부르나? 'OST 신공'의 필수조건

현빈의 '그 남자'나 심은경의 '나성에 가면' 등은 작품의 인기를 등에 업고 짧고 굵게 사랑을 얻는 경우다.

그러나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이 부른 OST가 제대로 통할 경우엔 그 파괴력은 가히 메가톤급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감정을 더욱 고조시켜주면서 두고두고 사랑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OST인 '미치게 만들어'(효린)와 '터치 러브(Touch Love)'(윤미래)는 음원 차트 1, 2위에 동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는데, 주인공인 소지섭과 공효진의 '밀당'이 극에 달할수록 인기는 더 높아졌다. 두 배우의 키스신이 전파를 탄 바로 다음날 인기가수 지드래곤이 신곡을 발표했는데도, 윤미래의 '터치러브'가 굳건하게 멜론 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소위 불렀다하면 히트시키는 'OST 신공'들의 첫째 조건은 절대 가창력이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과 '아이리스'로 'OST의 여왕'에 오른 백지영이 그러하고, 린이나 효린, 허각 등도 가창력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가수들이다.


씨스타 효린. 스포츠조선DB
또 다른 공통점은 발라드에 강하다는 점. 이는 성공한 OST가 대부분 남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라드의 황태자 성시경이 이번 '별그대'에서 '너의 모든 순간 나였으면'으로 재미를 본 것은 아주 당연한 결과다. 지나치게(?) 파워풀한 목소리보다 남녀 주인공의 러브 모드를 고조시키는 보이스가 더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남녀 주인공의 비극적인 운명에 어울리는, 애절한 목소리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시간을 거슬러'로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때 대박을 쳤던 린은 이번 '별그대'에서도 '마이 데스티니(My Destiny)'로 히트작을 만들어냈다. '나 다시 허락한다면/그댈 다시 볼 수 있다면'이라는 가사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소화해내면서 김수현-전지현의 슬픈 사랑을 암시, 단숨에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수 백지영은 특유의 감수성 깊은 목소리로 국내 최고의 OST 가수로 꼽히고 있다. 송정헌 기자

OST 여왕의 세대교체, 효린은 얼마나 벌었을까?

요즘 이 드라마 모르면 외계인이라는 '별그대'를 통해 효린과 케이윌이 우뚝 섰다. 효린의 '안녕'은 드라마 초반부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그간 파워풀하면서 섹시한 매력으로 어필했던 효린은 '안녕'을 통해 애절한 보이스를 자랑하며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세계판'의 삽입곡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케이윌도 김수현-전지현의 인기를 등에 업고 '별처럼'을 히트곡에 올려놨다.

특히 효린은 요즘 'OST 여왕'이란 타이틀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영화 '겨울왕국'의 인기곡 '렛잇고'의 한국어 버전을 부른 효린은 '안녕'과 함께 두 곡의 OST를 동시에 차트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그렇다면 OST를 부른 가수들의 수익은 얼마나 될까.

우선 가수는 OST를 불러주는 대가로 가창료를 받는다. 받는 액수는 가수마다 다른데 최고 등급의 경우 여자 가수는 2000만원, 남자 가수는 1500만원 선이다.

가창료와 별도로 음원 수익도 뒤따른다. 요즘은 가창료를 줄이고 대신 이후 발생할 음원 수익을 나누는 러닝 개런티 형식이 일반적이다.

음원수익은 분배요율에 따라 유통사가 40%를 가져가고 음악제작사 44%, 노래하는 가수와 연주자가 6%, 작사-작곡-편곡 등의 저작권자가 10%를 가져가게 된다. 단순 노래만 불렀을 경우엔 수익의 6%를 연주자 등과 나누어 가져가는 셈이다. 하지만 가수가 직접 작사나 작곡, 프로듀싱 과정에 관여했을 때는 또다른 복잡한 셈법을 적용해야 한다.

과거엔 이 OST 수익에 대해선 큰 기대를 안했던 게 사실. 콘서트나 팬 사인회에 레퍼토리 하나를 추가할 정도로 취급했다. 그러나 요즘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화제의 드라마에 합류할 경우 해당 가수는 기대 이상의 수익과 명성을 동시에 얻게 된다.

효린 측은 "디즈니 코리아의 요청을 받고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는 생각에 불렀는데 이렇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어서 너무나 좋다"며 "'렛잇고'는 별도의 러닝 개런티가 없다. 그러나 드라마 OST의 경우 러닝 개런티를 받게 되므로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상당히 큰 수익을 안겨다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수 린. 스포츠조선DB
잘부른 OST, 열 앨범 안부럽다

요즘엔 OST 매출 규모에 동그라미 하나가 더 붙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과거 음반 판매 수입이 전부였던 시절과 달리 음원에서 무시못할 돈을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OST의 여왕' 백지영은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인 '택시'에 나와 '잊지말아요'(드라마 '아이리스')와 '그 여자'(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매출이 1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한류 돌풍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드라마 삽입곡들의 경우 종방된지 몇 년이 지난 후에도 뜻하지 않은 수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삽입곡 '그 사람'을 부른 이승철은 실제로 어느날 계좌로 수억원이 들어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중국에서 '제빵왕 김탁구'가 히트를 하면서 OST 음원 수익이 새로이 발생했던 것이다.

만약 중국에서 앨범 한 장을 내고, 가수의 이름을 알리려면 천문학적인 액수의 홍보비가 들어가야 할 터. 그런데 드라마 OST의 경우 홍보 과정을 과감히 생략해도 되니 얼마나 매력적인 시장인가.

더욱이 공간의 제약 뿐 아니라 시간적인 한계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이 OST의 파워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삽입된 서태지의 노래나 김동률, 김건모 등의 추억 속 명곡들이 다시 음원차트를 점령하면서 해당 가수들에게 뜻하지않은 수익을 안겨다 준 것은 물론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이제 OST는 가창력만 뒷받침 된다면, 가수들에게 충분히 욕심을 낼 만한 '전략시장'이 됐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가수 허각.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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