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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와 나', 이범수-윤아 케미는 무리수? 쓸쓸한 퇴장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02-05 09:22




KBS2 월화극 '총리와 나'가 무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9일 첫 방송된 '총리와 나'는 4일 17회를 마지막으로 2개월 여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착한 드라마'를 표방했던 '총리와 나'답게 방송은 해피엔딩을 맞았다. 권율(이범수)은 아내 나영(정애연)과 이혼한 뒤 총리직에서 사퇴하고, 동화작가로 변신한 다정(윤아)과 재회했다. 총리실 수행과장 강인호(윤시윤)은 권율의 곁에 남았고, 공보실장 서혜주(채정안)은 국회의원 출마의 꿈을 안고 창당했다. 나영 때문에 반목했던 권율과 준기(류진)도 화해하고 다시 친구 사이로 돌아갔다.


'총리와 나'는 천방지축 연예부 파파라치 기자 남다정이 총리 권율과 계약 결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다. 막장 논란으로 점철된 안방극장에서 가족이란 틀 안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내 호평 받았다. 그러나 성적표는 처참하다. 7회에서 8.9%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한 뒤 줄곧 하락세에 놓였고, 17회 마지막 방송도 6.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에 그쳤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기황후'가 2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초라한 퇴장이다.


더욱이 '총리와 나'는 방영 전까지만 해도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섰던 작품이다. SM C&C가 처음 제작한 드라마였고, 이범수와 윤아의 파격적인 만남, 총리와 평범한 여성의 로맨스, 윤시윤 류진 등 연기파 배우들의 합류 등 화제성은 충분했다. 그럼에도 쓸쓸한 뒷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던 이유는 뭘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이범수와 윤아의 케미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범수는 액션 코믹 멜로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았다. 윤아는 아이돌 출신임에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받아왔다. 그러나 스무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기엔 부족했다. 각자의 개성은 살아있었지만, 합이 맞지 않았다. 이범수의 다소 느끼한 말투는 거부감을 불러왔다. 극 초반 아낌없이 망가지며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던 윤아 역시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특별함이 사라졌다. 권율의 가짜 아내로 살며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전형적인 청순 가련 여자 주인공으로 돌아갔다. 비주얼적인 측면이 문제가 아니라 연인 호흡이 부족하다 보니 몰입도가 떨어졌다.


SM 제작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도 한 몫 했다. 전작 '맨땅에 헤딩', '파라다이스 키스' 등과 같이 자사 배우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은 그렇다 하더라도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나 오버스럽고 부자연스러운 극 전개, 대사 등은 SM 드라마의 최대 약점이다.

깊이도, 긴장감도 떨어졌다. 준기, 인호, 혜주, 나영 등 주요 캐릭터가 심도있게 그려지지 못해 긴장감 조성에 실패했다. 준기는 권율의 최대 적수지만, 제대로 된 악역 캐릭터는 아니었다. 인호와 혜주는 다정, 권율과 함께 사각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인물이지만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사랑 방식에 시청자는 갑갑함을 느꼈다. 나영은 권율의 아내라는 반전 열쇠를 쥔 인물이다. 그러나 너무도 쉽게 정체를 들켜버리면서 설득력이 떨어졌다는 평이다.


'총리와 나' 후속으로는 '태양은 가득히'가 방송된다. '태양은 가득히'는 태국에서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일어난 총기 살인사건으로 아버지와 인생을 송두리째 잃은 남자와 사랑하는 약혼자를 잃은 여자의 지독한 인연을 그린 드라마다. 윤계상 한지혜 손호준 등이 출연하며 17일 첫 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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