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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영화 시대 저물고 여성영화의 시대 시작되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02-04 08:20



지난 2013년은 남성 영화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남자들의 의리와 사랑 액션 등을 소재로한 영화가 많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2014년은 여성 영화의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에는 500만 관객이 넘은 영화가 아홉편이나 쏟아졌지만 대부분 남성 영화라고 할 수 있다. 1200만 관객을 모은 '7번방의 선물'의 아빠의 부성애를 담은 내용이었다. '설국 열차'와 '관상' 역시 남자들이 대부분 주연을 맡고 있다. '베를린'과 '은밀하게 위대하게' '변호인' '더 테러 라이브' 역시 남자 중심의 영화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아홉편 중 뚜렷하게 여배우들이 맹활약한 경우는 '감시자들'과 '숨바꼭질' 뿐이다.

이로 인해 충무로에서는 '여배우들이 설 곳이 없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렸다.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여배우들이 "내년에는 여배우들이 출연할 만한 영화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소망이 반영돼서 일까. 올해는 초부터 여성영화들의 러시가 시작됐다. 3일 개봉 13일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한 '수상한 그녀'가 일단 여성영화다.'7번방의 선물'이 부성애를 다루고 있다면 '수상한 그녀'는 모성애를 다루고 있다. 칠순 할머니 오말순(나문희)이 스무살 오두리(심은경)로 변했지만 아들 반현철(성동일)에 대한 모성애가 영화의 주요 정서로 흐르고 있다. 이 영화는 '광해, 왕이된 남자'보다 빠른 속도로 400만 관객을 돌파해 앞으로의 관객 몰이를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지난 달 29일 개봉한 영화 '조선미녀삼총사'는 미모의 여성 3명이 주인공으로 나선 코믹 액션물이고 오는 13일 개봉하는 '관능의 법칙'은 오랜만에 40대 여성의 삶과 사랑을 다룬 '칙릿'무비다. 엄정화 문소리 조민수 등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해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준다. 특히 '싱글즈' '뜨거운 것이 좋아' 등을 통해 여성들의 심리는 섬세하게 그린다는 평을 받는 권칠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또 40대의 사랑이야기답게 농도짙은 신과 대화들도 많아 3040 세대들에게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초반 뿐만 아니라 한 해 내내 여배우들의 활약은 눈에 띌 전망이다. 이미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김윤진은 황정민과 함께 '국제시장'에 출연해 촬영을 마치고 하반기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또 '협녀:칼의 기억'으로 이병헌과 호흡을 맞춘 전도연이 기다리고 있다. 손예진도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서 김남길과 함께 화려한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임수정(은밀한 유혹) 김민희(우는 남자), 이시영(신의 한수)등 내로라하는 여배우들도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사실 지난 해까지 여성영화 기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했다. 충무로에서도 '남성 영화를 만들어야 흥행한다'는 생각이 많았다"며 "하지만 올해는 다른 것 같다. 지난해 트렌드의 반작용으로 여성영화들이 많이 촬영되고 있다. 특히 '수상한 그녀'가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앞으로 여성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수상한 그녀'에 이어 어떤 여성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지도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영화 '관능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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