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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스테이지] 지상파 3사 음악프로, 걸그룹 섹시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은?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01-28 10:46


걸스데이.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달샤벳.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레인보우 블랙.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걸그룹 섹시 대결이 전입가경이다.

최근 화끈한 노출과 뇌쇄적인 안무로 무장한 걸그룹이 속속 컴백하고 있다. '썸씽'의 걸스데이, 'B.B.B'의 달샤벳이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AOA와 레인보우 블랙이 각각 '미니스커트'와 '차차'를 들고 나왔다. 연초부터 벌어진 걸그룹들의 섹시 대전에 환호하는 팬들이 있는 한편, 어린 자녀들이 보기에 민망하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바라보는 지상파 3사 음악 프로그램은 어떤 심정일까? 3사 모두 지상파 방송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있지만, 뚜렷한 색이 있는 만큼 섹시 걸그룹을 조명하는 자세도 달랐다.


걸스데이 안무 수정 전(오른쪽)-후(왼쪽). 사진캡처=KBS2
3사 공통: 섹시 의상-안무, 어떻게 수정됐나?

큰 맥락에서 본다면 3사 음악 프로그램 모두 비슷한 사안을 수정 요청했다. 걸스데이는 속바지 길이를 늘리기로 했고, 달샤벳은 '가슴앓이 춤'을 출 때 손 위치를 가슴 아래로 내렸다. AOA는 '지퍼춤'과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는 퍼포먼스를 변경했고 멤버 혜정이 바닥에 누워 자신의 몸을 쓸어내리는 안무를 삭제했다. 3명이 앉은 상태에서 시작했던 도입부도 멤버 전원 기립하는 걸로 바꿨다. 레인보우 블랙은 뮤직비디오 등에서 선보인 시스루 패션 대신 코르셋 패션으로 무대를 꾸몄다. 또 바닥에 앉아 한쪽 다리를 들고 타원을 그리는 안무를 어깨를 쓸어내리며 바닥에 포물선을 그리는 형식으로 수정했다.


달샤벳 안무수정 전(오른쪽)-후(왼쪽). 사진캡처=MBC
3사 섹시 무대, PD들에게 물었다

걸그룹의 섹시 컨셉트를 바라보는 3사 음악 프로그램 PD들의 고뇌가 깊다. 제작자와 가수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살려주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렇다고 15세 이상 관람가인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주시청층인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사전에 원 컨셉트를 순화하는 과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각 방송사 특징에 맞게 연출 컨셉트를 달리해 개성을 살려줄 계획이다.

KBS2 '뮤직뱅크'는 '정석파'다. 기준을 세워두고 이에 따라 움직인다. 하태석PD는 "지난주부터 비전을 잡았다. 제작자의 자율성을 너무 규제할 순 없겠지만 정해진 기준에 맞게 수정을 요청할 것이다. SNS나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자들이 지적한 방송 부적합한 동작 등은 수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수위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뮤직뱅크' 측은 24일 생방송에 앞서 현장에서 걸스데이 측에 안무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걸스데이는 깃털로 다리를 쓸어내리는 '깃털춤'은 복근을 쓸어내리는 동작으로 바꿨고, 도입부 부분에서 멤버들이 무릎을 꿇고 몸을 흔드는 안무 역시 변경했다.


레인보우 블랙, 안무 수정 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레인보우 블랙, 안무수정 후. 사진캡처=SBS

그래픽=김변호기자bhkim@sportschosun.com
MBC '쇼! 음악중심'은 '절충파'다. 최대한 대중과 아티스트의 생각 차이를 줄이려 한다. 민철기PD는 "의도한 컨셉트가 망가지지 않으면서 적정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너무 노출이 심한 의상은 자제하도록 하고, 타이트한 샷을 많이 잡지 않는다거나 풀샷 처리 하는 등 앵글을 보수적으로 잡으려고 한다. 다만 세트는 가수의 컨셉트를 살려주려 한다. 걸그룹은 깔끔하고 밝게 연출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SBS '인기가요'는 '진보파'다. 사전에 뮤직비디오나 녹화 콘티를 보고 의상과 안무를 수정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프로그램과 비슷하지만 차별점을 뒀다. 김주형PD는 "의상이나 안무를 수정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가수에게 좋은 무대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섹시 컨셉트도 세련되게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조명도 일부러 모노톤을 썼다. 레인보우 블랙 같은 경우도 섹시 컨셉트라고 레드 컬러 조명을 쓰거나 뮤직비디오대로 물랑루즈 컨셉트를 해주면 더 선정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LED 소스 자체도 레드톤을 배제하고 화이트톤으로 갔다"고 말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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