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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동안 연예인 생활을 했는데 2주만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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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열애설이 터지면 주가는 바로 직격탄을 맞았다. 핑크빛 모드에 접어든 스타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우울하기만 했던 것. 그러나 요즘엔 보다 복잡한 그래프를 보여준다.
즉 웬만한 핑크빛 뉴스로는 투자자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스타들의 열애를 쳐다보는 시선이 과거처럼 민감하지 않음을 입증해주는 것.
그러나 방심은 금물, 모든 열애설이 이같은 등식을 충족시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여기에는 스타의 이미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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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국민'이 앞에 붙은 스타들의 경우엔, 좀 더 큰 타격을 입는다.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이들에게 팬들은 좀 더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는 국민여동생 아이유의 셀카 파문. 지난 2012년 11월 아이유는 은혁과 함께 한 사진이 노출됐다. 당시 아이유 소속사 로엔 측은 적극적으로 해명을 했으나, 주가는 바로 반응을 보였다. 아이유가 '나 만의 스타'이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이 주가를 끌어내린 것이다.
반면 은혁의 소속사인 SM의 주가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슈퍼주니어의 한 멤버로서 은혁이 그룹이나 회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솔로가수로 활동하는 아이유보다 크지 않기도 하거니와, 사회 통념상 남녀간의 교제에 있어 남자 스타가 좀 더 자유롭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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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열애와 주가의 상관관계에 있어 한 획을 그을 일이 지난해 말 터져나왔다. 바로 '욘사마' 배용준의 열애 소식이다.
원조 한류스타로서, 일본 쪽 반응 등이 주가를 움직일 것이라는 초반 예상과 달리,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소속사 키이스트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달 24일 개장하자마자 5% 넘게 상승하더니 장 중 한 때 11% 까지 치솟았다 .
키이스트 주가는 지난해 6월 1975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11월엔 101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런데 욘사마의 열애 소식에 주가가 1200원 중반대를 한 방에 회복했던 것.
그 뒤에도 소속 배우인 김수현이 주연을 맡고 있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흥행 조짐을 나타내 주가가 끊임없이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1500원대 재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3일 종가는 1495원.
단순 산술적 계산이긴 하지만 열애설이 터져나온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볼 때, 키이스트의 지분 31.7%를 보유하고 있는 배용준은 하루만에 수억원을 벌어들이게 된 것이다.
업계에선 이같은 주가 급등의 원인을 배용준이 교제 중인 구소희 씨가 바로 재벌 오너가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찾고 있다. 구소희 씨는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의 차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씨는 LS 12만8630주(지분 0.4%)와 E1 8820주(0.13%)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비상장사지만 핵심 계열사인 LS전선 주식도 2600주(0.01%) 보유하고 있다. 지분가치 평가액만 수백억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욘사마와 재벌가의 인연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키이스트의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렸다는 분석. 최근 증권가를 중심으로 결혼설이 펴져나갔던 일 또한 투자자들의 '소망'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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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타의 스캔들은 소속사에게는 여전히 '쥐약'이다. 과거 빅뱅 승리의 도쿄발 스캔들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를 제대로 흔들었다. 이때는 약이 없다. 시인할 부분은 하고, 무조건 세월이 가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추문이 아닌 건강한 교제라 해도, 핑크빛 모드에 접어든 두 남녀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두 명 다 연예인일 경우엔, 기존 이미지와의 조화 등이 중요해진다. 업계에선 소녀시대의 첫 열애 테이프를 끊은 윤아의 경우, 이승기와의 이미지 조화가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바른 소녀' 윤아와 '성실한 긍정맨' 이승기의 만남을 놓고 팬들의 시선이 따뜻했기에 주가 또한 하락곡선을 심하게 그리지 않았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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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윤아의 경우, 드라마 '총리의 나' 촬영에 매진하는 가운데 2월로 알려진 새 앨범 발표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다. 9명의 멤버 중 두명이나 사랑에 빠진 소녀시대가 됐지만, 2월 활동엔 한치의 수정이나 후퇴도 없다는 것이 SM의 입장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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