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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이 일본 6대 돔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빅뱅은 지난해 11월 16일과 17일 사이타마 세이부 돔을 기점으로 일본 6대 돔 투어를 시작했다. 현지 가수들조차 6대 돔 투어를 진행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 대미를 장식한 오사카 쿄세라 돔 공연을 통해 이번 투어의 의미와 빅뱅의 저력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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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은 돔 투어는 사이타마 세이부 돔, 오사카 쿄세라 돔(11월 29일~12월 1일, 11일~13일), 후쿠오카 야후오쿠! 돔(12월 7일~8일), 나고야 돔(12월 14일~15일), 도쿄돔(12월 19일~21일), 삿포로 돔(4일) 등 6개 장소에서 열렸다. 이들이 이번 투어를 통해 불러모은 관객은 무려 77만 1000명. 티켓 판매 수입만 73억 2450만 엔(약 748억 원)을 벌어들였다. 특히 오사카 공연은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고자 1회 공연이 추가돼 총 6회에 걸쳐 진행됐다. 같은 돔 공연장에서 6번이나 콘서트를 한 것은 일본 최고 인기 가수로 꼽히는 에그자일 이후 빅뱅이 두 번째다. 해외 아티스트로는 최초의 기록을 세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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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요시미 YG 재팬 사장은 "회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돔은 평균 5만 명 정도가 입장할 수 있다. 미스트 칠드런 등 100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하는 S급 아티스트들만 6대 돔 투어를 해왔다. 빅뱅은 해외 아티스트로는 이를 처음 달성한 것이다. 특히 오사카 쿄세라돔에서 6번 공연한 그룹은 에그자일 밖에 없다. 해외 아티스트로는 빅뱅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그런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록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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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빅뱅이 80만 명에 가까운 인원을 불러모으며 해외 아티스트 최초의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와타나베 요시미 사장은 "빅뱅은 다른 한류 가수들과는 다르게 글로벌 아티스트라는 인식이 있다. 한류 팬 뿐 아니라 방악/양악을 좋아하는 분들도 빅뱅의 앨범을 구매하고 공연에도 찾아온다. 노래 패션 모두 높은 수준이라 생각해 동경하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세련된 음악과 패션이 지금의 빅뱅을 만들었다는 것. 이들의 진가는 이번 오사카 피날레 공연에서도 잘 드러났다. '하루하루'의 일본어 버전으로 콘서트 포문을 연 빅뱅은 2009년 발표한 일본 데뷔 싱글 '마이 헤븐', 일본 레코드 대상 최우수 신인상의 영광을 안긴 '가라가라 고'를 비롯해 '판타스틱 베이비', '배드보이' 등 화려한 히트곡 레퍼토리를 불렀다. 이에 팬들은 일본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떼창'을 선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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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와 들을거리가 풍부한 공연인 만큼, 팬들의 충성도도 높다. 히라이 미카(22)씨는 "아침부터 신칸센을 타고 공연 보러 왔다. 빅뱅 5명을 전부 다 좋아한다. 이번 공연이 돔투어 마지막이라 너무 아쉽다. 그래도 다음달에 있는 팬미팅에 갈 예정이라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무라 에리코(18)씨는 "이번 돔 투어를 3번이나 보러왔다. 다음엔 더 많이 볼 것"이라며 "빅뱅 콘서트는 볼 거리가 많아 질리지 않고 즐겁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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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한 세력의 봉기 등으로 K-POP의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비슷한 그룹들이 대거 일본에 진출하며 한류 열풍을 식히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런 위기론의 탈출로를 빅뱅의 일본 활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멤버 개개인의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것. 빅뱅은 멤버 전원 성공적인 솔로 활동을 진행해왔다. 지드래곤은 솔로 앨범 '쿠테타'가 빌보드 2013 결산 'Top 50 Game-Changing EDM Tracks of 2013' 톱 50에 진입하는 등 음악적인 역량을 인정받은지 오래다. 태양 역시 미국 현지 기획사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탑은 '동창생', '타짜2' 등에 출연하며 영화 배우 최승현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대성과 승리는 일본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친 케이스다. 특히 승리는 후지TV 메인방송 '모테죠100'의 메인MC로 활약했다. 해외 연예인이 일본 지상파 메인방송 MC로 낙점된 건 승리가 처음이다. 5명이 함께했을 때는 물론, 따로 각개전투를 펼칠 때도 뚜렷한 개성을 살려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 일본 대중에게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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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일본)=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