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우 곽도원. 이 남자, 최근 영화계에 핫한 화제의 인물이다. 배우로서의 재발견. 여기저기서 난리다. 웃고 울리고, 즐겁게 하고 화나게 하고, 때론 주연 뒤에 몸을 감출 줄 아는 진짜 조연 '곽도원의 실감나는 진짜 연기'에 대한 이야기다. 천만을 앞두고 있는 영화 '변호인'에서 그는 화제의 인물이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을 진짜 나쁜 놈처럼 실감나게 소화했다. 영화 속에서 '피해자'였던 임시완은 곽도원 선배에 대해 "실제 성격은 너무 착한 분이다. 역할에 충실했던 것인데 주변에서 나쁘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 대단하다. 나도 나중에 악역을 맡게 된다면 곽도원 선배님처럼 누구에게나 '나쁜 놈'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털어놓았을 정도. 이랬던 그가 180도 변했다. 개봉을 앞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사채업자 태일(황정민)의 형 영일 역을 맡았다. 사고뭉치 동생을 못 마땅하게 여기지만 속정 깊은 형. 능청스럽고 코믹한 연기로 웃음을 던진다. 개봉을 앞두고 열린 첫 시사회. 곽도원이 또 한번 깜짝 발표를 했다.
13일 왕십리 CGV에서 열린 '남자가 사랑할 때' 첫 언론 시사회장. 출연 배우들도 이날 처음으로 완성된 영화를 봤다. 한동욱 감독과 황정민 한혜진 김혜은 강민아 등 동료 배우들과 함께 자리를 잡은 곽도원은 영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듯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는 소감을 묻자 "영화가 아직 감정이 추스러지지 않아서…. 현장 분위기도 좋았고, 너무 재밌었는데 오늘 영화를 본 느낌은 많이 못 배우고 거친 남자와 여자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사랑을 나누는 모습에 제가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많이 울었다"며 여운을 전달했다.
그러다 불쑥 "진짜 아, 눈물이 참…. 저도 지금 사랑을 하고 있거든요. 커플 반지도 끼고 있거든요. 이거 처음 하는 이야기인데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한테 이렇게 투명에 가까운 사랑을 하고 있나 반성도 많이 되고,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미연아 사랑한다. 아, 오빠 영화보고 반성 많이 했다. 사랑한다. 미연아"라며 큰 소리로 외치는 씩씩한 사랑 고백으로 박수를 받았다.
갑작스런 깜짝 열애 발표와 고백에 장내가 살짝 술렁였다. 취재진이 확인 차 또 한번 묻자 곽도원은 "개봉 하는 시기에 (열애 소식을) 밝힌다는 이야기는 했었는데, 이런 식은 아니었다. 그냥 울컥해서 말하게 된거고 사실 영화 찍을 때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이라 그것과는 상관없다. 다시 말하면 '미연아 사랑한다'"며 손하트를 그렸다.
팔색 매력의 명품 조연 곽도원. 사랑을 공개하고 고백하는 방식에도 멋진 반전이 있었다. 이 정도 상남자일 줄 미처 몰랐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교도소를 집처럼 들락거리는 대책 없는 남자 태일이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사랑 호정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 황정민, 한혜진, 곽도원, 정민식 등이 가세했고 '부당거래' 조감독 출신이었던 한동욱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22일 개봉.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