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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박지은 작가 "10년간 구상한 작품…작가 양심 걸고 '설희' 참조 안 했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3-12-22 19:12


사진제공=SBS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강경희 작가의 만화 '설희'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별에서 온 그대'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가 "작가의 양심을 걸고 '설희'를 참조한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박지은 작가는 22일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에 남긴 장문의 글을 통해 "'설희'라는 만화를 접한 적이 없으며 '설희'라는 작품이 있다는 것도 이번 사건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면서 처음 알았다"면서 '별에서 온 그대'를 집필하게 된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박 작가는 "2002년부터 2003년 사이에 방송된 SBS '깜짝스토리랜드'라는 프로그램에서 역사 속 놀랄 만한 이야기들을 묶어서 내보내는 '역사 속으로'라는 코너를 집필했다. 당시 1주일에 한편씩 이 코너를 하면서 조선시대의 흥미로운 사건 사고는 거의 섭렵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과정에서 광해군일기 속 1609년의 이 사건을 만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사건들 중 흥미로우면서도 나름대로 유명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저는 프로그램 담당 팀장님께 이 아이템을 극화하자고 제안했지만 CG와 방대한 촬영스케일 때문에 UFO를 자료화면으로 대체할 수 있는 비슷한 아이템을 할 수밖에 없었다. 2003년 1월 26일 방송된 '미스터리 파일-UFO는 있는가'가 그것이다. 이를 뒷받침할 자료들은 지금도 많이 있고 문의 결과 팀장님을 비롯한 함께 일했던 동료들도 이 사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작가는 당시 얻은 이 아이템을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10년 동안 고심했다고 밝혔다. 2007년 드라마 작가 데뷔 후에도 이 아이템을 드라마화할 기회를 살폈지만 SF요소가 강한 소재라 섣불리 시작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박 작가는 "최근 판타지 장르에 대한 대중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도전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SBS 장태유 감독님과 일하게 됐고, 장 감독님의 특기인 사극 연출 실력과 화려한 특수효과 촬영기법을 십분 활용할 수 있어 더욱 이 아이템이 적격이라고 보였고 마침내 이번에 SBS에서 방송이 나가게 됐다"고 적었다.

또한 박 작가는 드라마화가 결정된 후 드라마에 과학적인 근거를 갖추기 위해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얻고 취재를 했던 사례와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여러 정보들을 설명했다. 그리고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 있다면 오히려 '슈퍼맨'일 것"이라며 "조선에 온 슈퍼맨이 지구를 떠날 날을 3개월 앞두고 운명의 여인과 우연히 만나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라는 스토리의 큰 줄기가 어떻게 시작되고 다듬어져서 시놉시스화 되었는지는 제작팀 공개 회의록에 자세히 기록이 돼 있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강 작가님도 블로그를 통해 광해군 일지에 기록된 사건은 누구나 쓸 수 있는 사건이라고 하셨다. 저 역시 역사적인 팩트인 그 기묘한 사건에 매료돼 지난 10년간 드라마화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민했고, 그 결과가 '별에서 온 그대'다. 같은 역사적 사건이 모티브가 된 작품이기 때문에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 저는 작가로서의 양심과 모든 것을 걸고 강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고 참조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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