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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연 화제작 '호빗2', 관객을 들었다놨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12-13 08:29








12일 개봉한 판타지 블록버스터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연말 극장가의 화제작이다. 개봉 전부터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한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부터 이어진 피터 잭슨 감독의 열혈 팬들. 개봉을 눈 빠져라 기다려왔다. 하지만 반갑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배급사와 극장 간 수익 배분 비율 문제로 서울 지역 CGV와 롯데시네마 상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열혈팬들의 호빗 관람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돌발 상황도 '호빗'을 향한 뜨거운 기대감을 식히지 못했다. 사전 예매율 1위를 유지하며 연말 가장 기대가 큰 외화임을 입증했다.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는 '호빗2'로 지난해 선보인 '호빗: 뜻밖의 여정'(2012)의 속편이다. '호빗'은 '반지의 제왕' 이야기의 프리퀄(전편-앞의 이야기)로 '반지의 제왕'과 같은 3부작이다. '호빗1'은 지난해 12월말 개봉해 260만의 관객을 동원했다. 2편은 상영관 문제란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지만 내용만큼은 훨씬 탄탄해졌다. 스피드가 빨라졌고, 볼거리도 늘었다. 다소 느리게 진행되던 전편에 비해 스피드가 빨라졌다. 요정의 숲을 지나 인간의 마을을 거쳐 에레보르 왕국까지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에레보르 왕국을 되찾기 위해 원정을 떠났던 빌보 배긴스(마틴 프리먼)와 난쟁이족의 후예 소린(리처드 아미티지) 등은 어둠의 숲에서 엘프족의 왕자 레골라스(올랜드 블룸)의 급습을 받는다. 엘프족에게 감금당한 원정대는 간신히 탈출하지만 뒤를 쫓던 오크족의 공격에 또다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1편과는 조금 더 발전된 스토리에 부쩍 커진 스케일. 특히 화면이 인상적이다. 기존 화면과 크게 다른 느낌이다. HFR(High Frame Rate, 48프레임)로 제작돼 일반 디지털과 3D용 디지털보다 진화된 화면을 자랑한다. 기존 화면에 익숙한 관객들은 다소 당황할 수 있을 정도로 이질감이 느껴진다. 촬영 기법도 눈여겨 볼만 하다. 커트를 분할하지 않고 길게 찍은 계곡 전투 장면은 제작진이 가장 어려움을 겪은 장면 중 하나. 기술적 진보를 과시한 백미다. 술통에 의지해 물길을 따라 도주하는 호빗과 그들을 죽이려는 오크족, 또 호빗을 잡고 동시에 오크족을 물리치려는 요정족이 뒤섞이면서 발생하는 혼돈의 상황을 긴장감 넘치는 리듬감으로 살려냈다. 촬영을 위해 만들어진 월풀 세트에는 강력한 500마력 워터제트를 설치해 무려 2만8000리터의 물을 순환시켰다. 수력발전 회사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실제 타우포 호수의 아라티아티아 댐이 방류되는 순간 영상을 최대한 많이 촬영했다. 장면 전체가 프리비즈 과정을 통해 계획됐으며 각 컷의 다양한 요소가 정밀하게 분석됐다. 수 톤 규모의 급류와 술통, 애니메이션을 적절하게 통합할 수 있도록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쳐 완성됐다. 거미의 공격을 피하는 호빗족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짜릿한 스릴감을 안겨준다. 세트는 정교하고, 미술도 섬세하다. 이야기의 구조도 짜임새가 늘었다.

치열한 전투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액션과 광활한 스케일에 진보된 기술의 영상미학이 합쳐졌다.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들이 대거 가세해 시리즈 사상 최강의 액션 스펙터클과 더욱 장대해진 스케일,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선보인다. 주인공 '빌보'와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 난쟁이족을 이끄는 전설의 용사 '소린', 인간 '바르드', 엘프 '레골라스'와 '타우리엘' 등의 캐릭터와 더불어 이들과 대적하는 최강의 적인 용 '스마우그' 등이 등장한다. 마틴 프리먼, 이안 맥켈런, 리처드 아미티지, 케이트 블란쳇, 올랜도 블룸, 에반젤린 릴리 등 정상의 배우들과 근래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용 스마우그의 목소리와 모션 캡처, 강령술사를 연기했다. 러닝타임(161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감을 자랑하는 영화지만 화장실은 미리 다녀오는 편이 낫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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