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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계술계 선도' 공연기획자 모비ENT 권선복 대표

강일홍 기자

기사입력 2013-09-04 20:10


대중문화예술계 공연기획 제작자로 성가를 올리고 있는 (주)모비ENT 권선복 대표(47).



"오랫동안 라이브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면 그건 눈 앞의 작은 이익에 매달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진정성을 갖고 묵묵히 가다보면 길이 보입니다. 돈만으로 정상급 스타를 무대에 올릴 수는 없습니다."

대중문화예술계 공연기획 제작자로 성가를 올리고 있는 (주)모비ENT 권선복 대표(47). 그는 올상반기 가왕(歌王) 조용필의 45년주년 기념공연을 의정부에서 대박히트를 낸 뒤 공연계의 주목을 받았다.

10년만에 발매한 조용필의 19집 '헬로'가 음원시장을 뜨겁게 달구면서 예상된 일이긴 하지만, 그가 유치한 의정부 공연은 서울공연을 비롯한 대전 대구 진주 등 상반기 전체 공연을 통틀어 압도했다.

비결이 무엇일까. 그의 답변을 들어보자.

"45주년 공연을 기획할 당시인 1년전만 해도 의정부 공연일정은 애초 없었죠. 큰 틀에서 보면 의정부는 서울 관객에 포함돼, 자칫 양쪽 공연 모두 분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여타 일반 가수 공연과 달리 조용필 공연은 규모 면에서부터 차원이 다릅니다. 서울 공연만으로 전부 흡수하기 힘들다고 본 것이죠. 그래서 서울 공연 후 대전으로 내려갔다가 의정부 공연으로 되돌린 겁니다. 서울에서 한번 티켓 전쟁을 치른 뒤라 의정부 공연장의 후폭풍은 예상 외로 거셌습니다. (조용필) 대표님의 과감한 결단과 쉽지 않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저에 대한 믿음과 신뢰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로는 특이하게도 강남 한복판이 아닌 의정부에 둥지를 틀었다. 왜그랬을까.

"사실 14년전 처음 공연기획자로 뛰어들 당시엔 강남에 사무실을 냈더랬죠. 빠르게 변화하는 대중문화의 트렌드에 적응하려면 그게 정답입니다. 하지만 문화 불모지였던 중소도시에서 새로운 대중문화 바람을 일으키고 싶었습니다(그가 태어난 곳은 양주시 덕계동이지만 중고등학교 이후 줄곧 의정부에서 살았다). 지금은 의정부에도 대중 스타가 등장하는 공연이 자주 있지만, 10여년전만 해도 경기 북부 지역 사람들은 변변한 공연 한번 접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했지만, 이번 조용필 의정부 공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서울과 겹치는 다소의 핸디캡(위험 부담)을 그는 전화위복으로 삼았다. 그리고 의정부 같은 중·소 도시에서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을 중앙무대 부럽지 않게 대성공을 거뒀다.


권선복 대표는 올상반기 가왕(歌王) 조용필의 45년주년 기념공연을 의정부에서 대박히트를 낸 뒤 공연계의 주목을 받았다.


흔히 공연기획자들은 '돈'을 지상 목표를 삼는다. 때문에 당연한 일이지만 모든 초점은 흥행 여부에 걸려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자신의 고향에 성숙한 대중문화 보급하는데 주력했다.

그는 지금껏 나훈아 공연을 필두로 패티 김, 김장훈, 인순이, 김범수, 송대관, 태진아 등 한국정상급 가수들의 공연을 잇달아 기획했다. 물론 다 흥행한 것은 아니다. 경기 북부 지역 어르신들의 요청에 따라 의정부에 올린 코미디언 송해의 빅쇼는 크게 손해를 봤다.

"송해 선생님 공연은 실패했지만 돈 보다 소중한 보람을 얻었습니다. 공연이란게 손해도 보고 흥행도 하는 거지요. 실패를 해봐야 성공도 하잖아요. 덕분에 조용필 공연으로 더 많은 보상을 받았습니다."

공연기획자로서 권선복 대표의 최대 강점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인맥이다. 그가 한번 맺은 대중연예계 사람과의 인연은 동앗줄 처럼 굳건하다.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대형 공연기획을 할 수 있는 저력인 셈이다.

한때 수억원의 빚을 떠안고 좌절할 때도 있었지만 그는 평소 다져놓은 주변 인맥의 도움으로 재기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의 이런 인맥은 "손해 볼지언정 절대로 신뢰는 잃지 않는다"는 소신과 처세가 만들어준 것이다.

그가 준비하고 있을 향후 행보도 궁금하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과거에 비하면 공연문화가 많이 활성화 됐다고 봅니다. 이 일을 해온 저로서는 나름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죠. 앞으로는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뭔가 새로운 형태의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공연계의 뜻을 함께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머지 않아 구체화되면 공개적으로 발표하려고 합니다."
강일홍 기자 ee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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