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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대세론에 광고계가 울고 웃고 있다. 일찍이 이종석을 선점한 브랜드들은 표정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반면 뒤늦게 재계약에 나선 업체들도 줄을 잇는다. 이들은 몸값을 대폭 올려서라도 어떻게든 잡으려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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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은 한때 가수로 데뷔 준비를 했다. 가요계 진입이 어그러지면서 웰메이드로 소속을 옮겼고, 그때부터 연기자로 연습생 생활을 거쳤다. 오랜기간 무명의 설움을 겪던 그가 광고계에서 슬슬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드라마 '학교2013'(KBS2) 이후. 김우빈과 더불어 조명을 받으면서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았다. 덕분에 화장품 브랜드인 스킨푸드 광고에선 원톱모델로 나서기도. 또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의 경우 당시 같은 소속사였던 하지원의 뒤에 '귀엽게' 서 있는 모습으로 광고물을 장식했다.
그러나 아뿔싸, 인재를 일찍이 알아보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 브랜드들은 대부분 업계 관행에 따라 이종석과 6개월 계약을 했다. 만약 1년 계약서에 사인을 했더라면 지금쯤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SBS)의 시청률이 오를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을 터.
그렇다면 이들의 선택은? 과연 트렌드에 민감한 브랜드들답다. 발빠르게 움직인 아식스는 8월 계약 종료를 앞두고 일찌감치 재계약을 결정했고, 스킨푸드 또한 기존 모델이었던 우선권을 최대한 활용해 연장 계약서에 사인만을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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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종석을 얼굴로 내세운 광고는 잠뱅이, 커피 전문점 커피앤비아띠, 아식스, 카스, 트루젠, 새우깡, 올레KT, 나랑드사이다 등이다.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브랜드들은 모두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나랑드사이다는 최고 수혜주 중 하나로 뽑힌다.
바로 이종석을 스타덤에 올린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미지를 예견한 듯, '소년과 남성의 그 사이에 서 있는 로맨틱 가이'로서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낸 것. 지난 5월 전파를 타기 시작한 나랑드사이다 CF는 도서관에서 여자 친구를 향해 황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종석의 순수한 매력을 강조했다. 제목마저도 '순수에세이' 편인 이 광고는 요즘 뒤늦게 각종 게시판에서 관련 동영상이 핫클릭을 부르면서, 누나팬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
이외에 영화쪽도 언급할 만한데, '노브레싱'이나 '관상' 팀은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영화 개봉 시기에 이종석의 티켓파워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광고계를 올킬한 김수현과 비슷한 양상인데, 영화 '도둑들'을 촬영할 때와 개봉할 때 김수현은 180도 다른 처지에 처했다. 캐스팅 단계에선 김윤식 이정재 김혜수 전지현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 가려 있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드라마 '해를 품은 달'(MBC)이 터진 뒤에 '도둑들'이 개봉을 하면서 여러모로 주목을 받았고, 영화 초반 관객 몰이에 상당히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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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고계에선 이종석의 움직임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실무진 사이에선 고급 정보에 속한다. '더 오르기 전에 잡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세. 누가 얼마나 어떻게 배팅을 하는지 정확히 알아내려고 관계자들은 혈안이 됐다.
본지 확인 결과, 이종석의 몸값은 연초에 비해 정확히 두배가 뛰었다. 드라마 한 편으로 기대주에서 스타로 자리를 확실히 잡은 것이다.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이전엔 보통 6개월에 1억원 선에서 계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런데 요즘 이종석의 모델료는 6개월에 최소 2억원부터 시작된다.
계약기간도 대폭 늘어났다. 지난해만 해도 석달 단기 계약도 많았다. '학교 2013'으로 인기가 오르면서 6개월이 늘어났고, 요즘엔 장기 계약을 이야기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찌보면 이종석의 광고계 공략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금융, 자동차, 가전 등 소위 빅스타들의 주무대가 남아있기 때문. 여기에서 이종석은 여러모로 김수현과 비교되곤 한다. 드라마 속 이미지가 워낙 좋아 특히 광고계가 탐낼 만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소년과 남성의 이미지를 두루 가지고 있어, 폭넓은 연령대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도 그의 몸값을 올려주는 매력포인트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김수현 이후 광고계는 새로운 스타에 목말라했다. 김수현의 몸값이 너무 오르기도 했고, 또 이미 할 만한 브랜드에선 다 모델 계약을 했기에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종석이야말로 새로운 대안으로서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무서운 속도로 광고계 올킬을 기대하게 한다"고 내다봤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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