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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제작사, 교차상영에 "韓 영화산업 현주소에 말문 막혀"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3-07-11 20:40 | 최종수정 2013-07-11 20:41


사진제공=SH필름

영화 '명왕성' 제작사가 스크린 편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SH필름 측은 11일 "'명왕성'이 표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가 바로 1:99의 싸움이다. 영화 속 준이 살고 있는 세계는 오직 1등만을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영화 속 뿐 아니라 현실에도 존재하고 있다. '명왕성'은 현재 극장가에서 상영되고 있는 블록버스터 외화와 대작 한국 영화들에 밀려 제대로 된 상영회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이라면 관객들을 만나보기도 전에 자동 폐기 처분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명왕성'은 이미 영등위로부터 '일부 장면에서 폭력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모방 위험의 우려가 있는 장면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이유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80여개 스크린을 통해 11일 개봉했다. 하지만 이번엔 블록버스터 외화와 대작 영화에게만 좋은 상영시간을 몰아주는 극장 관행으로 관객들에게 제대로 선택 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에든버러 국제영화제, 피렌체 한국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먼저 상영돼 인정받고 호평 받았지만 정작 국내 관객은 제대로 된 극장에서 만나볼 수도 없다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고 전했다.

또 "아무리 80개가 넘는 스크린 수를 확보했다 해도 현실적으로 관람이 용이하지 않은 아침과 밤 시간대에 몰린 편성은 영화를 상영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한국 영화 산업의 현주소에 말문이 막히며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감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명왕성'은 명문대 입학을 목표로 초일류 사립고에 만들어진 상위 1% 비밀 스터디 그룹에 가입하기 위해 몸부림치던 평범한 소년이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되면서 괴물이 되어 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앞서 영화는 영등위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제작사 소명서와 사회 각계의 항변으로 15세 이상 관람가로 재분류 됐다. 그러나 이번엔 퐁당퐁당 상영, 즉 교차상영이 되며 피해를 보게 됐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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