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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비즈]박진영의 승부수? JYP-JYP Ent 깜짝 합병 발표, 그 뒷 얘기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3-06-25 07:52


박진영의 승부수? 상장사인 JYP Ent가 비상장사인 JYP를 흡수합병한다. 이로써 JYP Ent는 SM-JY와 함께 엔터 빅3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는 평가다. 스포츠조선DB

드디어 했다. JYP Ent의 주식을 손에 쥐고 있던 투자자들은 요 며칠 표정관리에 애 먹었다. 상장사인 JYP Ent가 비상장사인 JYP와 살림을 합하기로 한 것.

지난 19일 장마감 뒤 JYP Ent가 기업가치 제고와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JYP를 흡수합병하기로 공시가 뜬 이후 20일과 21일 연속 상한가를 때렸다. 24일에는 장중 등락을 거듭한 끝에 10원 상승한 6580원으로 마감됐다.

이 같은 합병 소식은 호재 중의 호재. 더욱이 SM엔터테인먼트나 YG엔터테인먼트가 영 힘을 얻지 못하는 가운데 터져나온 뉴스라 더욱 관련 업계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상장사인 JYP Ent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던 수지. 스포츠조선DB
왜 하필 지금일까, 합병 뒤 박진영의 노림수는?

JYP Ent는 비상장법인인 JYP를 1대 3.7697551 비율로 흡수합병했다. 이번 합병으로 박진영의 지분율에도 변화가 생겼다. JYP Ent와 JYP는 채권자 이의제출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18일까지 합병등기를 완료하면 JYP는 소멸된다. 박진영 JYP 대표 프로듀서가 합병법인 JYP Ent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지분율은 총 16.94%가 된다.

현재 JYP Ent에는 박진영과 미쓰에이 등이 소속됐고, JYP에는 원더걸스와 2PM, 2AM 등이 있다.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JYP Ent에는 9팀 26명의 음악 아티스트를 보유하게 돼 실적은 당연히 좋아진다.

합병만이 살길이었던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만한 사실. 지난해에도 두 회사의 합병은 진행했지만 전문 외부용역 자문 등의 결과를 고려해 합병을 보류한 바 있다.


그룹 미쓰에이. 스포츠조선DB
그렇다면 이번에 전격 합병을 발표한 배경엔 무엇이 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 엔터테인먼트 대장주인 SM 엔터테인먼트가 질적, 양적으로 팽창을 거듭해온데 이어 YG엔터테인먼트까지 대형 호재를 잇달아 터뜨려왔다. 하지만 빅3로 분류되던 JYP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엔터주들의 상승랠리에서 완벽히 소외되면서, 이러다간 빅3에서 완전히 제외되리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왔다.


더이상 합병을 미뤘다가는 주가 관리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대내외적 위기감이 합병을 위한 추진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JYP Ent의 정욱 대표는 "발표는 갑작스럽게 됐지만 6개월 이상 합병 준비를 해왔다"며 "합병은 회사 직원도 소수만 알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돼 왔다. 그동안 주식 거래량이 크게 변하지 않았던 것을 봐도 비밀이 잘 지켜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비상장 JYP 전체 매출의 75%를 벌어들이는 그룹 2PM. 사진제공=JYP
2PM이 JYP를 먹여살려왔다? 전체 매출 중 75% 차지

21일 JYP Ent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요사항 보고서를 통해 합병 예정 비상장법인 JYP 소속 가수들의 수입과 지출이 항목별로 상세히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JYP는 올해 273억5900만원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다. 소속 연예인 가운데 매출 기여도가 가능 높은 가수는 2PM으로 JYP 예상 매출액 가운데 74.8%(204억8521만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됐다.

또다른 주력 가수인 원더걸스는 멤버 선예의 결혼과 임신으로 올해 활동이 불가능해진 만큼 올해 예상 매출액은 18억3800만원에 그칠 전망이다. 2AM의 경우 방시혁 PD가 있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측에 위탁 관리를 하고 있는 바 JYP에 떨어지는 예상 매출액은 2PM의 15% 수준인 30억9000만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JYP Ent의 수지가 엄청난 광고수입을 올리고 있고, 올해 2팀의 아티스트가 데뷔할 계획인만큼 이래저래 알찬 살림살이를 예상하게 된다.


그룹 원더걸스. 사진제공=JYP
더불어 합병으로 인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대목은 그간 박진영이 벌여온 사업의 수익 가능성. '실속없는 콜라보레이션으로 일회적인 화제성만 노린다'는 일각의 회의적인 시선을 뒤엎을 만하다는 평이다.

대표적인 예가 박진영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헤드폰 '다이아몬드 티어스(Diamond Tears)'. 음향 회사인 몬스터사와 제휴를 맺고 출시된 '다이아몬드 티어스'는 몬스터사가 현재 라이센스 권리를 받아 JYP에게 7%의 로열티와 2%의 마케팅비를 분배하며 전 세계 유통권을 갖고 있다. 몬스터사와 계약이 만료되는 2015년 이후에는 상품의 소유와 판매에 대한 권리가 전부 JYP로 넘어온다. 이후 안정적인 수익 창출원으로 기대를 갖게 하는 것.

한편 이번에 연예인별 숙소비, 교육비 등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예를 들어 2PM은 올해 활동비용으로 9억 1000만원, 숙소비용으로 6000만원, 교육비용으로 7200만원을 사용한다.


JYP 미래의 한 축을 담당할 JJ프로젝트. 스포츠조선DB
애프터 합병, 삼성과 손잡은 박진영의 미래는 장밋빛?

이번 주요사항 보고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박진영의 새로운 청사진이다. 이에 따르면, JYP는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인 마크 버넷과 손잡고 리얼리티쇼 '더 월드 이즈 워칭(The World is Watching)'을 제작, 방영한다.

'리얼리티 쇼의 개척자'란 명성을 누리고 있는 마크 버넷은 '서바이벌스(Surviviors)', '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 '더 보이스(The Voice)'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스타 프로듀서. 이번에 박진영과 손을 잡고 세계 5개 대륙에서 선발된 수상자들로 그룹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영국의 스카이넷(Skynet), 미국의 CBS 등과 편성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룹 2AM. 스포츠조선DB
이번 결과에 따라 박진영은 세계적인 프로듀서로 이름을 얻을 수도 있으며, JYP Ent측은 콘텐츠 제작사로 명성을 얻을 수 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로운 길을 열어줄, 획기적인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이 초특급 프로그램엔 국내에서 삼성전자까지 가세한다. JYP는 주요사항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디바이스와 플랫폼 파트너가 되어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공개했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IT 시장을 장악한 삼성전자가 가세한다면 이 프로그램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될 전망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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