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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안다는 것', 인체에서 만나는 물리 화학 생물 우주과학의 세계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3-06-25 10:39


인체에서 만나는 물리 화학 생물 우주과학의 세계를 담은 책이 나왔다. '과학을 안다는 것'(지은이 브라이언 클레크, 엑스오북스)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세상을 좀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을 과학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어준다. 저자 브라이언 클레크는 과학이 우리의 삶과 무관한 딱딱하고 어려운 세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과학은 우리의 존재 자체와 삶에 직접적으로 그것도 항상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를 실감나게 알려주기 위해 저자는 흥미로운 접근방식을 택했다. 우리 몸, 이를테면 머리카락 한 올에서 뇌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를 매개로 삼아 세상의 모든 과학을 훑어나간다.

'당신이 곧 과학이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포의 세계에서부터 우주의 탄생과 관련된 빅뱅의 우주과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학은 우리 몸과 어떤 형태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돼 있다고 설명한다.

소화불량의 화학에서 빅뱅의 우주과학까지

이 책은 9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 안의 우주,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나, 우리 몸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나, 우주는 어떻게 생성되었나, 몸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나, 감각은 어떻게 작동하나, 우리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인류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장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과학도가 아니어도 한번쯤 우리가 궁금해 할 만한 과학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물리 화학 생물 우주과학의 기초 이론에서부터 2012년 현재까지 연구 결과를 반영한 첨단과학 이론을 이야기체로 풀어내는 저자는 눈높이를 일반 독자에게 맞추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관념의 세계 즉, 과학의 세계가 과학과 거리가 먼 독자에게 얼마나 막연하고 주눅이 들게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눈에 자꾸 걸리는 수식과 개념으로 과학 지식을 몇 개 더 전해주기보다는 유쾌하고도 코믹한 설명 방식을 취하고 있다.

수식 대신 설명으로, 개념 대신 비유로

밤하늘에 빛나는 별자리를 보면서 빛의 속성을 설명하는 저자는 사람들 눈에 귀신이 보이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면서 빛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진실과 거짓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저자는 빛의 속성을 따져나가다 '작아도 너무 작은' 양자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어 놓고는 '인간이 바로 양자 기계'이니 양자론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 분야에서 가장 복잡하고 규명하기 힘든, 그러나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빅뱅과 블랙홀의 세계도 그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눈에 선하게 다가온다. 그 어려운 세계를 다룰 때도 특유의 농담을 잃지 않는다. 블랙홀 가까이에 다가가는 비현실적인 상황을 설정해 놓고는,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이 자칫 블랙홀의 영향권에 들어가면 발가락 끝만 걸려도 우리 몸이 스파게티처럼 늘어날 거라며 천연덕스럽게 너스레를 떤다. 물론 이 설명은 농담이 아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기조력이 급격히 강해져 모든 것을 늘여 놓는 블랙홀의 속성을 유머러스하게 풀어 놓음으로써 한층 더 현실감을 느끼게 한다.

과학 콤플렉스를 벗겨줄 과학입문서

이 책에서 주목할 것은 저자의 글솜씨다. 인문학적 관점과 상상력, 적절한 비유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저자는 문학은 물론이고 영화, 심리학, 사회학, 고고학 등에서 영감을 얻어 독자를 매료시킨다. 인류가 옷을 입게 된 이유, 늑대가 개로 변신하는 과정, 당첨 확률이 희박함에도 복권을 살 만한 비과학적인 이유 등을 유려하게 풀어놓는다. 또한 캠브리지대에서 실험물리학을 전공한 과학도 출신이면서 저자는 수시로 과학계와 과학자들을 조롱한다. 과학이 결코 차가운 피가 흐르는 괴물 같은 학문은 아니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심어주는 것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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