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엔터비즈]씨스타는 어떻게 3년 만에 소녀시대를 위협하게 됐나? 그녀들의 성공 방정식은?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3-06-18 07:46


여성 4인조 씨스타가 데뷔 3년 만에 국민 걸그룹으로 등극했다. 최근 정규 2집을 발표한 씨스타는 특유의 건강미를 앞세워 소녀시대, 2NE1과 함께 '3대 걸그룹'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왼쪽부터 다솜, 보라, 효린, 소유.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씨스타는 어떻게 3년 만에 소녀시대를 위협하게 됐나?

지난 1일 출시된 씨스타의 정규 2집 타이틀곡 '기브 잇 투 미(Give it to me)'가 제대로 터졌다. 음원 공개 2시간 만에 멜론, 엠넷닷컴, 올레뮤직, 벅스, 소리바다,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등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고, 소리바다 9곡 등 2집 수록곡을 대거 10위권에 진입시켰다.

몸값 또한 급상승 곡선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씨스타의 행사 출연료는 현재 걸그룹 중 톱 클래스로 분류된다. 또다른 인기 척도라 할 수 있는 광고 시장 반응도 뜨겁다. 지난해에만 무려 15개의 광고를 찍었다. 자고나면 새로운 걸그룹이 만들어진다는 이 치열한 가요계에서 그녀들의 초특급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씨스타의 신곡 '기브 잇 투 미'가 발표와 동시에 각종 음악차트를 휩쓸며 음원 절대 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씨스타를 보면 걸그룹 성공방정식이 보인다

기존 걸그룹의 이미지는 크게 양분된다. 과감한 노출과 안무를 내세운 섹시 그룹이거나 10대 여학생의 의상과 외모를 앞세운 깜찍, 발랄한 이미지.

이 양 갈래에서 씨스타는 섹시한 쪽에 서 있다. 그러나 이걸로 끝이 아니다. 그 뒤에 수식어가 더 붙는다. '면도칼 콘셉트 설정'의 결과다. 씨스타는 섹시하고, 건강하며, 파워풀하다. 노래도 잘한다. 비욘세의 육감적인 몸매와 가창력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 기존 섹시한 가수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이 매력이 팬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멤버간 캐릭터도 정교한 세공 과정을 거쳤다. 예능 프로그램 몇개 나와 입담 좀 과시하는, 어설픈 방식이 아니다.

MBC '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 에서 보라를 '육상돌'로 만들며, 건강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KBS2 '불후의 명곡'에는 효린을 출연시켜 가창력을 인정받으며 노래도 잘부르는 걸그룹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소유는 지난 4월에 인디 뮤지션인 힙합듀오 긱스와 듀엣곡 '오피셜리 미싱 유, 투(Officially Missing You, Too)'로 새로운 매력을 뽐냈고, 막내 다솜은 KBS2 시트콤 '패밀리'를 통해 연기돌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씨스타의 또 다른 성공 키포인트는 '빈집을 노려라'. 목표 타깃을 국내 시장으로 정하고, 포화를 집중했다. 요즘 보이그룹은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 진출이 무척 쉬워진 반면, 걸그룹은 여전히 국내 시장 비중이 더 크다. 따라서 단기간에 자기 자리를 잡지 못하면 더 이상의 출구가 없어진다. 이 상황에서 씨스타는 소녀시내나 2NE1 등 선배 걸그룹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이, 국내 시장에 집중했다. 지난 1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생일잔치에 아이돌 가수로서는 유일하게 초대됐다는 사실은 씨스타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

마지막으로 이같은 성공 전략 뒤엔 중소기획사 특유의 강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씨스타의 소속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대형기획사에 비해 의사 결정 구조가 단순한 장점을 극대화, 씨스타의 활동 방향을 전방위로 추진력있게 펼쳐냈다. 그리고 단기간에 몸값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씨스타에 '있고, 없고'

씨스타는 데뷔 이후 한번도 인기 하강곡선을 그린 적이 없다. 데뷔곡 '푸시 푸시(Push Push)'를 시작으로, '니 까짓게' '소 쿨(So Cool)'로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 소위 2년차 징크스 또한 뛰어넘었고, 심지어 유닛(소그룹)인 씨스타19'(효린, 보라)의 '마 보이(Ma Boy)'와 '있다 없으니까'도 대박을 터뜨렸다.

이같은 흥행불패 신화 뒤에 버티고 있는 게 바로 진한 패밀리십이다. 씨스타는 작곡팀, 안무팀, 뮤직비디오 연출팀 등과 데뷔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작곡가 용감한형제는 데뷔 시절부터 씨스타의 히트곡 대부분을 책임졌고, 이단옆차기는 '러빙 유'와 이번 신곡 '기브 잇 투 미'를 작곡했다.

안무는 디큐팀의 작품. 2008년부터 멤버들과 호흡을 맞춰온 디큐팀은 씨스타가 지금껏 선보인 히트 안무인 '수달 춤'(마 보이), '학다리 춤'(나혼자)을 비롯해 신곡 '기브 잇 투 미'의 '터치 춤' 등을 만들어냈다.


씨스타 인기몰이의 출발점인 뮤직비디오는 '니까짓게'를 제외하고 주희선 감독이 모두 메가폰을 잡아 일관되면서도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패밀리십으로 뭉친 스태프들은 씨스타가 스타덤에 오르기 전의 모습부터 멤버들 각각의 장단점과 개성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효린과 보라의 뇌쇄적인 허벅지 라인을 극대화한 '엉덩이 쓸기 춤'(있다 없으니까) 등이 대표적인 예.

씨스타만의 개성을 빚어내기 위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지원 사격을 해온 이들 스태프 덕분에 씨스타는 단기간 정확한 포지셔닝을 할 수 있었다.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선순환 구조로 돌직구, 이젠 소녀시대가 안두렵다

씨스타의 지금까지 활동상을 살펴보면 몸값을 올린 뒤 국내 활동에 더욱 집중하고, 이로 인해 몸값을 더욱 올리는 선순환 구조다. 돌직구로 승부를 거는 이 활동구조 덕에 씨스타는 데뷔 시절 하늘과도 같았던 소녀시대와 불과 3년 만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기를 누리게 됐다.

워낙 가창력에서 타의추종,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기에 이후 활동 폭과 롱런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 또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 덕분에 소속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가요계 빅3의 뒤를 이을 2위 그룹 중 선두주자로 무섭게 떠올랐다. 당연히 주식시장 상장 가능성 또한 점쳐지고 있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2NE1 등 '3대 걸그룹' 시대 이후를 책임질 절대 강자로 떠오른 씨스타. 이젠 남은 건 해외진출이다.

소속사 측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러브콜을 많이 받는 건 사실이다. 아시아는 물론이거니와 미주 지역과 남미에서도 통할 카드라는 평"이라면서도 "일단은 2집 활동에 주력하겠다. 제대로 준비해서 해외 진출할 계획이다. 이 또한 지극히 씨스타스럽게 정교한 사전 정지 작업을 거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