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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타는 어떻게 3년 만에 소녀시대를 위협하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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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걸그룹의 이미지는 크게 양분된다. 과감한 노출과 안무를 내세운 섹시 그룹이거나 10대 여학생의 의상과 외모를 앞세운 깜찍, 발랄한 이미지.
멤버간 캐릭터도 정교한 세공 과정을 거쳤다. 예능 프로그램 몇개 나와 입담 좀 과시하는, 어설픈 방식이 아니다.
MBC '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 에서 보라를 '육상돌'로 만들며, 건강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KBS2 '불후의 명곡'에는 효린을 출연시켜 가창력을 인정받으며 노래도 잘부르는 걸그룹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소유는 지난 4월에 인디 뮤지션인 힙합듀오 긱스와 듀엣곡 '오피셜리 미싱 유, 투(Officially Missing You, Too)'로 새로운 매력을 뽐냈고, 막내 다솜은 KBS2 시트콤 '패밀리'를 통해 연기돌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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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같은 성공 전략 뒤엔 중소기획사 특유의 강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씨스타의 소속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대형기획사에 비해 의사 결정 구조가 단순한 장점을 극대화, 씨스타의 활동 방향을 전방위로 추진력있게 펼쳐냈다. 그리고 단기간에 몸값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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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타는 데뷔 이후 한번도 인기 하강곡선을 그린 적이 없다. 데뷔곡 '푸시 푸시(Push Push)'를 시작으로, '니 까짓게' '소 쿨(So Cool)'로 가파른 상승세를 그렸다. 소위 2년차 징크스 또한 뛰어넘었고, 심지어 유닛(소그룹)인 씨스타19'(효린, 보라)의 '마 보이(Ma Boy)'와 '있다 없으니까'도 대박을 터뜨렸다.
이같은 흥행불패 신화 뒤에 버티고 있는 게 바로 진한 패밀리십이다. 씨스타는 작곡팀, 안무팀, 뮤직비디오 연출팀 등과 데뷔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작곡가 용감한형제는 데뷔 시절부터 씨스타의 히트곡 대부분을 책임졌고, 이단옆차기는 '러빙 유'와 이번 신곡 '기브 잇 투 미'를 작곡했다.
안무는 디큐팀의 작품. 2008년부터 멤버들과 호흡을 맞춰온 디큐팀은 씨스타가 지금껏 선보인 히트 안무인 '수달 춤'(마 보이), '학다리 춤'(나혼자)을 비롯해 신곡 '기브 잇 투 미'의 '터치 춤' 등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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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십으로 뭉친 스태프들은 씨스타가 스타덤에 오르기 전의 모습부터 멤버들 각각의 장단점과 개성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효린과 보라의 뇌쇄적인 허벅지 라인을 극대화한 '엉덩이 쓸기 춤'(있다 없으니까) 등이 대표적인 예.
씨스타만의 개성을 빚어내기 위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지원 사격을 해온 이들 스태프 덕분에 씨스타는 단기간 정확한 포지셔닝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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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타의 지금까지 활동상을 살펴보면 몸값을 올린 뒤 국내 활동에 더욱 집중하고, 이로 인해 몸값을 더욱 올리는 선순환 구조다. 돌직구로 승부를 거는 이 활동구조 덕에 씨스타는 데뷔 시절 하늘과도 같았던 소녀시대와 불과 3년 만에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기를 누리게 됐다.
워낙 가창력에서 타의추종,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기에 이후 활동 폭과 롱런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 또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 덕분에 소속사인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가요계 빅3의 뒤를 이을 2위 그룹 중 선두주자로 무섭게 떠올랐다. 당연히 주식시장 상장 가능성 또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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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측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러브콜을 많이 받는 건 사실이다. 아시아는 물론이거니와 미주 지역과 남미에서도 통할 카드라는 평"이라면서도 "일단은 2집 활동에 주력하겠다. 제대로 준비해서 해외 진출할 계획이다. 이 또한 지극히 씨스타스럽게 정교한 사전 정지 작업을 거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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