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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었던 작품은 정말로 처음이에요."
오지호에게 '직장의 신'은 MBC '신입사원'과 '내조의 여왕'에 이어 세번째 직장 드라마다. 그래서 직장인의 삶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안 했다. 오랜 회사 생활을 끝내고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친동생을 통해 간접경험도 충분히 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비정규직 문제를 환기시키고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역할까지 하게 될 거라곤 생각 못했다. 촬영 중간엔 노동부 장관이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안한 적도 있다. "장규직이 미스김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통쾌함을 느끼셨던 것 같아요. 실제로 각자의 상황 때문에 회사를 박차고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제가 그분들의 애환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미스김을 통해 힘과 용기를 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장규직이 독할수록 미스김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회사 체육대회 때 장규직이 임신한 비정규직 여직원에게 못되게 구는 장면은 스스로도 좀 심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장규직의 밉상짓이 그리 얄미워 보이지 않았던 건 오지호의 순박한 '빠마머리'와 물오른 코믹 연기 덕분이다. 원래 대본에 충실한 편인데 이번 작품에선 애드리브도 실컷 했다. 파트너 김혜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혜수 누나가 빨간 내복을 입고 춤까지 추는데 제가 어떻게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누나를 보면서 톱배우가 저래도 되나 걱정될 정도였죠. 정말 대단한 분이에요. 연기 외적으로도 혜수 누나는 착하고 배려가 많아요. 처음에는 누나 앞에서 저절로 두 손이 공손하게 모아졌지만(웃음) 나중엔 모든 사람과 허물 없이 어울리면서 현장 분위기를 이끄는 누나 덕분에 연기하기 무척 편했어요. 드라마가 종영한 후에 MT도 가고 단체대화방에서 계속 교류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이 모든 게 '김혜수'라서 가능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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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호는 배우 생활을 시작할 때 10년 단위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욕을 먹더라도 신경쓰지 말자고, 욕을 먹어야 연기할 때 채찍질이 되지 않겠냐고 자신을 다잡았다. 올해로 배우 생활 15년차. 새로운 10년 계획의 반환점을 돌아서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5년, 오지호의 목표는 혼자서 극의 전체를 이끌어가는, 오지호만의 '명작'을 남기는 것이다. 그는 "꼭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드라마 '추노'에 출연할 때 장혁과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미키 루크처럼 50대가 되어서도 멜로 연기가 가능한 꽃미남 중년배우가 별로 없다고. 그러니 우리는 늙지 말고 멋있게 나이 들어 가자고요. 중년이 되어서도 섹시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꾸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해요. 어쩌면 이것이 저의 또다른 목표일 수도 있겠네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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