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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강희가 변신을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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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는 '동안미녀'의 대표주자다. 1999년 대히트했던 '학교1' 출연 당시와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만큼 맑고 투명한 미모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자기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다. 나도 동안이란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도 없다. 4차원이란 수식어가 붙을 거라고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말해주니까 객관적으로 그렇구나 하고 인정하게 되는 거다. 재밌다"고 말한다.
'4차원'은 최강희를 대표하는 또 다른 수식어다.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휴대폰은 없고 삐삐를 쓰고 있다"고 말한 뒤 '4차원'이란 애칭이 따라붙었다. 지금은 스마트폰 게임을 즐길 정도로 어엿한 휴대폰 유저지만 말이다. 그는 "한 번 빠지면 깊게 빠진다. '7급공무원' 촬영할 땐 전쟁이었다. 잠을 잘 시간은 이동시간밖에 없었는데, 촬영 장소가 한정돼 이동시간마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촬영 장면 중 '솔리팝' 게임을 하는 신이 있었다. 그때부터 꽂혀서 잠도 안 자고 게임을 했다. 최근엔 '쿠키런'을 휴지통에 버렸다. 깊게 빠져도 나아지지 않더라. 자존심이 세서 현질(현금결제)은 안 한다. 약간 유전인 것 같다. 아빠가 그러셨다. 엄마가 '너는 아빠 닮아서 아무 게임도 하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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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출 건 다 갖췄다. 한 주먹 정도 되는 작은 얼굴에 큰 눈, 오뚝한 코가 오밀조밀 모여있다. 가녀린 몸매도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여기에 털털한 성격은 반전 매력으로 작용한다. 이쯤 되면 '팜므파탈 놀이'를 해볼 법도 하건만, 왜 최강희는 스캔들이 없을까?
'연예인들이 대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청소년 드라마 할 때, 라디오 진행할 때?"라며 "실제로 대시 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다. 특이한 이미지 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 어려워하더라. 4차원이란 시선을 많이 느꼈다. 그런데 또 지내다 보면 특별히 4차원 적인 면은 없다. 그래서 그다음엔 친구처럼 편안해진다"고 답했다.
실제로도 연애 생각이 간절한 편은 아니다. "독신주의는 아니지만 솔직히 외롭지 않다"고. 최강희는 "자존심이 센 편이기도 하고, '로코를 많이 해서 연애 생각을 안 하는 게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훈남들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라며 "'7급공무원' 같은 걸 찍고 있으면 외로울 게 없다. 주원이가 파트너에 관한 관심 애정 배려가 굉장하다. 마지막회 촬영이 끝날 때쯤 휴대폰 배터리를 가져와서 사인해달라고 하더라. '그동안 너의 사랑을 받아서 행복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럼 최강희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럭키가이'는 누굴까. "이상형은 연예인이 아닌 사람이다. 나이가 들수록 연하는 별로인 것 같다. 적당히 대화하고 코드가 맞고 편안하고 뭔가 배울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매력적인 사람이면 좋을 것 같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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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는 영화 '미나문방구' 홍보 일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나문방구'는 잘나가는 공무원 미나가 사고당한 아버지를 대신해 억지로 문방구를 떠맡게 된 뒤 이를 처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작품이다. 최강희가 맡은 미나는 기본적으로 '화'가 많은 인물이다. 까칠하고 욱한다. 그 성격을 절제하지 못해 정직까지 당한다. 아버지와의 사이도 별로다. 어린 시절부터 문방구를 운영하는 아버지 때문에 '미나 방구'란 별명을 얻은 데다 아버지가 다른 아이들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 운동회날 계주 선수로 발탁된 딸을 위해 건넨 새 운동화조차 "거지 같아"라며 거부할 정도다. 하지만 아버지가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문방구를 운영하면서 근처 초등학교 선생으로 부임한 동창 강호(봉태규)를 만나고, 순수한 아이들을 보면서 상처를 치유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그는 "엄마 영화 '애자'를 했는데 아버지마저 털고 가려고…"라며 "나도 미나와 비슷했다. 나는 짜증조차 못 내봤으니 더 멀리 있었던 듯 하다. 가까워야 화도 내는 데 사이가 멀었다. 대본이 훌륭했다. 설명이 많진 않았지만 미나와 똑같은 타이밍에 눈물 나고 울고 해서 개운한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이 추억도 돌아보고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강희는 현재 차기작을 물색 중이다. '로코퀸'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거기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는 "선배님들이 '너희가 변신하고 싶은 거지 관객은 편안하고 익숙한 걸 좋아한다'고 하셔서 지금까지 로코를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건어물녀, 나보다 심하게 어린 역할, 로코보다는 다른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개인기와 애드리브가 약한 나로서는 로코에서 원하는 표정도 다 보여준 것 같다. 장르를 다양하게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저예산 영화나 독립 영화, 멜로, 스릴러, 액션, 재난 영화, 실험적인 작품 등 안 해본 것들은 다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