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리쌍' 길-개리, 53억 건물 매입 후 임차인 내쫓아? '갑의 횡포' 논란

이재훈 기자

기사입력 2013-05-21 19:40



인기 힙합그룹 '리쌍'이 건물을 사들인 뒤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연장 거부 통보를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 대기업의 밀어내기 관행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리쌍의 행동이 또 하나의 갑의 횡포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토지정의시민연대와 참여연대에 따르면 리쌍의 멤버인 가수 길(본명 길성준)과 개리(본명 강희건)은 지난해 9월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의 지하1층 지상 3층의 건물을 샀다. 매입가는 약 53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건물 1층에서 영업 중인 음식점에 임대 계약 연장을 거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임차인 A씨는 "새로운 건물주로부터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증명 우편이 배달됐다"면서 "당황스러웠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그저 나가라는 얘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0년 10월 권리금 2억7500만원, 시설투자비로 약 1억원을 들여 2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하 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대기간을 5년으로 정해 임차인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환산 보증금이 3억원 이하에서만 보호를 받을 수 있다.

A씨는 환산보증금이 보호 금액보다 4000만원이 많은 3억4000만원이었다.


결국 A씨는 현행법대로라면 리쌍 측의 요구에 따라 건물을 비워줘야 한다.

리쌍은 A씨의 사정에도 아랑곳 않고

토지정의시민연대는 "이런 상황인데도 리쌍 측은 현재 영업 중인 서씨와 한 번도 만나지 않고 '강희건(개리)외 1명(길성준)' 이라는 이름으로 내용증명을 보내 무조건 '계약 불가'를 통보했다"면서 "처음 A씨가 반발하자 5000만원의 보상금을 제안했고, 이후 법원에 건물 명도소송을 내면서 A씨가 다시 반발하자 1억원까지 보상해 주겠다며 회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리쌍은 서씨와의 계약 해지 후 건물을 새 단장한 뒤 자신들이 현재 운영 중인 프렌차이즈 막창집을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현재 가로수길은 물론 서울이나 중요 도시에 위치한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대상인 환산보증금 3억원을 넘고 있는 실정으로 건물주가 마음대로 계약 연장 해지 통보를 하면 임차인들은 속수무책으로 거리로 내?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라고 주장했다.

리쌍의 소속사인 리쌍컴퍼니 측은 보도를 통해 파장이 일자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을 한 뒤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지난 20일 현행 임대차보호법은 보호대상 금액이 현실적으로 너무 낮게 책정돼 있는 등 모순이 많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스포츠조선닷컴>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