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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비즈]하루에 1억8천만원 행사비 가능할까? 가수들의 행사비 그 뒷얘기는?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3-05-06 15:01 | 최종수정 2013-05-07 08:12


걸그룹 행사 섭외 1순위로 꼽히는 여성 4인조 씨스타. 씨스타는 찾은 곳이 많아 행사비도 A플러스 등급으로 분류된다. 스포츠조선DB

행사의 달이다.

기념일이 많은 만큼 인기 가수들은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러브콜에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이때 매니저들은 그간 인연을 맺어온 행사 기획자들의 요청을 적절히 들어주며, 동선을 효과적으로 짜내기 위해 고심한다. 행사료 협상에서도 '업계 관행+알파'를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한 노하우를 발휘한다.

가수들의 주수입원 중 하나인 행사의 경제학,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아봤다.


걸그룹 시크릿.
누가 제일 많이 받을까?

행사 기획자들 사이에서 걸그룹 섭외의 최고는 단연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소녀시대와 2NE1이다. 하지만 이들은 CF모델 관계나 인맥을 제외하면 거의 행사를 뛰지 않기 때문에 그저 허수에 가까운 '행사비'가 존재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두 팀 바로 밑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씨스타, 시크릿, 포미닛 등이 섭외 1순위로 꼽힌다. 이들의 출연료는 회당 2000만원에서 3000만원이다.

하지만 걸그룹들은 생갭다 행사로 재미를 못보는 추세. 멤버들이 개별 활동을 많이 하기에 단체로 움직여야 하는 행사에선 한정된 스케줄만 소화 가능하다.

반면 요즘 보이그룹들의 몸값은 자고 나면 오르는 추세.


걸그룹 포미닛.

해외, 특히 일본에서는 보이그룹이 출연하는 행사가 유료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내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의 경우 해외 행사 한 번에 8000만원에서 1억원을 받을 수 있고, 덤으로 해외 프로모션까지 진행하는 등 말그대로 1석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다보니 국내 행사는 아예 안하려 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국내 행사 러브콜을 받으면 4000만원에서 5000만원을 부르는 소속사들이 많다. '주면 좋고, 아님 말고'라는 식의 배짱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요즘 가요계의 가장 핫한 아이콘인 '가왕' 조용필과 '국제가수' 싸이를 행사에 '모시려면' 얼마나 줘야 할까. 정답은 '산정 불가'이다.

조용필은 지난 10여년간 행사를 뛰어본 적이 없어 행사비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없다. 싸이의 소속사 관계자는 "'강남스타일' 인기 이후에는 행사비와 상관없이 스케줄을 뺄 수 없어 행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그래도 굳이 행사비를 따진다면 국내의 경우 예전에 받던 액수가 있어 갑자기 높일 수 없지만, 해외의 경우 한도끝도 없이 올라간다. 해외 유명 스타들처럼 5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요즘은 '젠틀맨' 미국 프로모션 기간인 만큼 아무리 높은 가격에 제안이 와도 소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섭외가 줄 서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조용필의 19집 앨범 쇼케이스가 23일 오후 서울시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렸다. 조용필이 마지막 무대에서 'Hello'를 열창하고 있다. 10년만에 발매된 조용필의 이번 앨범은 발매와 동시에 각종 음원차트를 휩쓸며 진정한 '가왕'임을 입증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2013. 04. 23/
행사별 최강자는 누구?

유독 행사에 강한 가수들이 있다. 가창력 뛰어나거나, 속된 말로 잘 놀아주는 가수들이 바로 그들. 이들은 신곡을 발표한 지 수년이 지났더라도 때만 되면 행사 기획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

대학 행사의 최강자를 꼽으라면 화끈하게 놀아주는 싸이('강남스타일'이 히트하기 이전)와 DJ DOC다. 이들은 몇 곡을 부를지 정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뒤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우면 앙코르에 앙코르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요즘은 한시간 넘게 무대를 달구는 힙합 그룹들도 사랑 받고 있다.


'국제가수' 싸이가 돌아왔다! 싸이의 국내 단독 콘서트 '해프닝(HAPPENING)'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싸이가 신곡 '젠틀맨'으로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4.13/
반면 백화점 등의 VIP 행사때는 김태우 김조한 김건모 등 가창력도 있고 연령대도 다소 높아 폭넓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가수들이 통한다.

이런 상황에서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행사에 강한 솔로 3대 지존이 있다. 남자솔로는 로이킴과 허각, 여자 솔로는 에일리가 섭외 1순위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지 좋고 노래도 잘 하기 때문이다.

가수들은 행사에 한 번 가면 대개 히트곡 네 곡에 앙코르 곡으로 한 곡을 더 부른다. 즉 자신의 레퍼토리가 다섯 곡은 되어야 된다는 이야기. 따라서 활동 경력이 길지 않은 아이돌 스타들은 행사에서 위험한 카드가 될 수 있다. 히트곡이 다섯 곡을 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행사장 분위기를 띄우는 게 아니라 가라앉힐 수 있다.

그렇다면 가수들의 행사비는 어떻게 분배가 되는 것일까.


가수 허각.
스타제국의 유재현 실장은 "예전에는 방송 출연료는 소속사가 전부 가져가는 등 수입에 따라 계약을 달리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표준계약서에 따라 신인들도 무조건 5대5로 나눈다"고 밝혔다. 이어 "가수 입장에서 예전보다 좋아보이겠지만 꼭 그렇지 않다. 예전에는 기획사가 각종 진행비를 부담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행사비에서 각종 진행비를 뺀 뒤 수익을 나누는 만큼 오히려 가져가는 액수가 적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킴.
수입 극대화하려면 이런 묘안을!

행사의 최고 성수기는 당연히 5월. 이때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니저들은 여러가지 노하우를 발휘한다. 기본은 오전 일정이 없는 틈을 타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것. 부산에서 행사를 시작한 뒤 올라오면서 광주 대전 등을 찍는 삼각형 동선을 그린다.

하루에 가능한 행사는 몇개까지일까.


가수 에일리.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오후 2시에 첫 무대에 선다면 하루에 행사 3~4개는 뛸 수 있다. 여기에 밤 행사까지 쉬지 않고 돌리면 다섯개 까지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걸그룹 관계자는 "최고 전성기때 하루 다섯번 무대에 세운 적이 있다"며 "행사를 다니다보면 타이어 펑크나 차량 고장 등 불의의 사고로 지각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그런 경우 같은 행사에 출연하는 가수의 매니저들끼리 연락을 취해 서로 무대에서 시간을 끌어주는 등 상부상조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최근 장윤정 측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바 있는, '하루 행사비 1억 8천만원'은 가능한 일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그 돈을 받으려면 행사를 하루에 최소 6개에서 8개는 뛰어야 한다는 이야긴데, 그렇게 스케줄을 짜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며 "특히 아이돌 그룹을 부르는 행사는 한정적이다. 또 날이갈수록 지방 행사가 줄어드는 추세여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가수 장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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