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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이 남자에 끌린다"…최원영 vs 오지호 vs 신하균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3-04-25 09:03 | 최종수정 2013-04-25 09:04


사진제공=MBC, KBS, SBS

안방극장이 '찌질남'에 푹 빠졌다.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에서 미워할 수 없는 마마보이로 변신한 최원영, KBS2 월화극 '직장의 신'에서 '찌질 상사' 장규직으로 열연하고 있는 오지호, SBS 수목극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소심한 국회의원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한 신하균이 그 주인공.

최원영, '찌질 덩어리'의 출구 없는 매력

주말극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백년의 유산'에서 최원영은 '찌질파탈'의 최고봉 김철규로 변신했다. 김철규는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찌질함'과 집착, 아집으로 똘똘 뭉쳐있는 마마보이지만 자신의 사랑에 진솔하고 저돌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속 깊고 마음씨만큼은 따뜻한 반전 매력을 지닌 캐릭터다.

지난 방송에서 김철규는 마홍주(심이영)와 재혼한 후에도 민채원(유진)을 잊지 못하고 계속해서 매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는 수면제를 들고 가출을 감행하는 것에 이어 간통죄를 뒤집어쓰고서라도 마홍주와 이혼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극강의 찌질함을 선사했다. 욱하는 성미로 이세윤(이정진)에게 달려들었다가 되려 주먹 한방에 맥도 못 추고 나가 떨어지는 모습은 유약하고 빈틈 많은 김철규를 가장 찌질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통 이런 성격의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받지만, 이상하게도 철규는 보호 본능을 자극하며 팬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철규 때문에 이 드라마를 본다는 시청자들도 생겼을 정도. 그동안 진지하고 차분한 이미지를 주로 보여왔던 최원영은 완벽한 연기 변신으로 '최원영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얻었다.

오지호, 온 몸으로 전하는 찌질한 매력

'직장의 신'에서 오지호는 막강한 스펙을 지닌 정규직 영업사원이지만 미스김(김혜수) 앞에만 서면 한 없이 찌질해지는 인물 장규직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치고 있다. 장규직은 신입사원들과 계약직들 앞에서는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전설적인 인물. 그러나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 앞에서는 매번 실수를 연발하며 굴욕을 맛본다. 거기에 파마머리의 강렬한 외모, 미스김으로 인해 코피에 삭발의 위험에 처했던 그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극 초반부터 미스김을 이기기 위해 갖은 노력과 수를 쓰지만 늘 미스김에게는 당할 재간이 없는 장규직의 모습은 드라마 '직장의 신'의 재미 요소 중에 하나다. 상대적으로 착하고 매너 좋은 무정한(이희준)과 대조되며 밉상 상사로 제 할 일을 톡톡히 하고 있는 장규직은 약간 얄밉기도 하지만 현실에 있을 법한 누군가의 '찌질 상사'로 미움과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제 막 중반에 접어든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그가 앞으로 미스김을 상대로 보여줄 찌질한 매력이 어떻게 펼쳐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하균, 찌질한 정치인의 블랙홀 매력

신하균 역시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 다소 찌질한 국회의원 김수영 역을 맡아 안방극장 찌질남 열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중들 앞에서는 화통하고 쿨한 호감형 국회의원이지만 속으로는 꽁하고 소심한 성격의 찌질남 김수영은 욱하는 성미와 꼿꼿한 자존심 덕에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도 하며 웃음을 주고 있다.

여당이 언론법을 날치기 통과 시키려는 소식에 국회로 달려간 노민영(이민정)이 실수로 소화기를 김수영 머리에 내리치는 장면은 첫 회부터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웃음을 줌과 동시에 브라운관에 또 다른 찌질남 캐릭터가 등장했음을 알렸다. 또한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을 통째로 흔들어 놓은 녹색정의당 노민영으로 인해 한동안 '멘탈붕괴'에 빠졌던 김수영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내며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다. 전작 '브레인'에서 뇌질환 전문의 이강훈 역으로 시니컬하고 냉소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던 신하균의 '찌질남' 변신이 신선하고 유쾌하게 다가온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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