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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싸이 열풍'이다. '강남스타일'을 뛰어넘을 거란 얘기도 나온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수출해 우리나라의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 특히 최근엔 방송 포맷의 수출이 눈에 띈다. 완성된 하나의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 포맷에 대한 아이디어를 파는 셈이다. 이렇게 판매된 방송 포맷은 해외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재가공된다.
KBS '도전 골든벨'이 이와 같은 형식으로 베트남에 수출됐고, MBC '나는 가수다' 역시 중국으로 수출돼 후난 위성TV에서 '아시가수'(我是歌手)란 이름으로 인기리에 방영됐다. 이밖에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포맷도 수출됐으며, 최근엔 MBC '아빠! 어디가?'의 포맷이 중국 후난 위성TV에 수출됐다.
이처럼 방송 포맷의 수출입이 활발한 이유는 뭘까? 방송 관계자는 "방송 포맷 수출의 경우 프로그램을 해당 국가의 문화적 정서에 맞게 재가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화적 차이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거부감이나 이질감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방송 포맷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이나 북미 시장에서도 거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 포맷을 사는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장사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성공을 거뒀던 검증 받은 방송 포맷을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과거엔 인기 한류 스타를 내세운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 수출이 한류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이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앞세운 방송 포맷 수출이 한류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방송 포맷의 수출이 늘어남에 따라 저작권 침해에 대한 뚜렷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0년엔 중국의 한 방송이 제작한 '우상탄생'이란 프로그램이 KBS '청춘불패'와 흡사해 KBS가 중국 방송에 시정을 요구했다. 또 '가성전기'란 프로그램은 KBS '불후의 명곡'을, '급력일요일'이란 프로그램은 SBS '런닝맨'을 모방했다는 지적이 나온 적이 있다.
관계자는 "나라마다 저작권법에 대한 적용 범위가 다른데다가 중국의 경우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라 대응이 쉽지 않다"며 "국내의 방송 포맷을 해외에 알리는 마케팅 활동과 더불어 표절에 대해선 좀 더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