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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 완벽한 미스김에게 없는 딱 한 가지는?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04-09 11:01 | 최종수정 2013-04-10 07:44


사진=KBS

"완벽한 그녀에게 없는 딱 한 가지는?"

'직장의 신'의 미스김(김혜수)은 완벽한 여자다. 자격증만 124개다.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조리사 자격증, 중장비 기사 자격증에 목욕관리사 자격증까지. 사무용품 정리정돈은 기본이고 생수통 교체나 고장난 물품 수리도 쉽게 해낸다. 미스김이 타는 커피는 중독성 강한 맛을 자랑한다. 못하는 게 없다. 미녀 배우 김혜수가 이 역을 맡았으니 빼어난 미모까지 갖춘 셈이다.

그런 미스김에게도 없는 딱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인간미다. 딱딱한 말투와 무표정한 얼굴로 "제 일이 아닙니다만", "점심시간입니다만"과 같은 대사를 내뱉고 직장 동료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도 않는다. 오로지 수당과 점심시간만을 위해 일한다. 극이 전개되면서 미스김이 그러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드러나겠지만, 지금으로선 인간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성격이 미스김의 유일한 단점이다.

'직장의 신'도 미스김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다양한 재미 요소를 갖춘 드라마다.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낼 만한 에피소드가 매회 나온다. 베테랑 배우인 김혜수는 개성 넘치는 미스김 역을 완벽히 소화해내고 있고, 코미디 장르를 만난 오지호는 물 만난 고기처럼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이희준, 정유미, 전혜빈 등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있다. 김병만, 김준현, 허경환, 양상국 등 인기 개그맨들의 카메오 출연도 또 다른 재미를 줬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회사 생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은 '직장의 신'의 최대 강점.

하지만 그런 '직장의 신'에게도 부족한 딱 한 가지가 있다.

'직장의 신'은 지난 2007년 일본 NTV에서 방영된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한국 정서에 맞게 손을 봤지만, 일본식 정서가 곳곳에 배어 있다. 등장인물들의 과장된 말투나 표정, 만화를 보는 것과 같은 화면 연출 등이 그렇다.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지만, 일본식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에겐 거부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두 편의 경쟁작이 모두 사극이란 점을 감안하면 40~50대 이상 시청자들을 잡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첫 번째 정면 대결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지만 안심할 순 없는 이유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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