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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과 영화계를 넘나들며 어느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게 된 흔한 게스트 유준상, 많은 작품에서 악역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윤제문, 몇 컷 안 되는 작품에서도 주연을 압도하는 황정민, 시트콤 <세친구> 이후 코믹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웅인. 영화 <주먹이 운다> 팀이 <해피투게더>를 찾아 안정적인 웃음을 줬다.
유준상은 유재석에게 앙탈을 보이며 기어코 자작곡을 인정받으려는 모습이었으나, '저번과 노래가 비슷하다'는 말을 듣고 폭발하는 모습은 웃음을 줬다. 황정민은 수지에게 4인 중 외모순위 1위라는 말을 듣고 좋아했으나, 유재석에게 곧바로 '차기 못친소 0순위(외모순위)'란 말을 듣고 또 한 번 웃을 수 있었다. 윤제문은 변 닦은 휴지를 접을 때 보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로 큰 웃음을 줬다.
그 중 가장 큰 폭소를 준 것은 '10대 양념론'을 야무지게 펼친 정웅인의 웃음은 단연 압권. 황정민이 준비해 온 굴소스가 들어간 요리가 맛있을 수 있는 이유는 '굴소스가 세계 10대 양념 중 하나'라는 얼토당토않은 이론을 내세운 것은 요리를 맛 보던 유재석이 유례없이 음식을 뿜게 한 결정적 폭소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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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 유재석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법. '그럼 10대 양념이 뭐냐'라는 질문과 '10대 과일이 뭔가'라는 질문은 작게나마 정웅인을 당황하게 했지만 이내 '그것밖에 모른다'는 애드리브를 쳐 웃음을 만들어 냈다.
기존에 보이지 않았던 정웅인의 진지한 말 속에는 뭔가 큰 고민의 흔적이 있음을 알게 했다. 주연인 후배의 영화에 선배인 자신이 과연 조연으로 출연하면서 자존심 부분을 눌러야 하느냐? 는 것은 큰 고민거리였으나, 그런 어수룩한 고민을 풀어준 것은 후배 황정민이었다고 했다.
황정민은 정웅인에게 "아! 왜 그러세요, 선배님. 영화에선 다 자기 것이 있잖아요."라는 말은, 곧 정웅인이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게 한 것으로 보였다. 주, 조연이 문제가 아닌 단지 배역이라는 넓은 개념을 잠시 잊고 산 정웅인에게 아무리 후배라지만 황정민의 말은 작은 놀라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 말에 공감한 박미선은 '어디에나 작은 역할이란 없는 법'이라며 말했다. 그들의 말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진리는 일에 귀천이 없다는 것. 내가 맡은 것이 가장 소중하고 대단한 것이라는 근본적인 진리를 잊고 사는 이에게는 이들의 대화는 무척이나 큰 도움이다.
진지한 면에서는 평론가의 분석력을 갖고 변화된 모습으로 접근하는 정웅인이, 갑자기 돌변하며 있는 대로 진지함을 유지한 채 '세계 10대 양념론'을 펼친 것은 배를 쥐고 웃을 수 있게 했다. 또한, 유재석의 깐족거림은 변함없이 <해피투게더>를 유지하는 힘이 되어주고 있다. <김영삼 객원기자, 바람나그네(http://fmpenter.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