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걸스데이 "음악방송 1위가 목표예요"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3-04-01 17:25 | 최종수정 2013-04-02 07:49


사진제공=드림티엔터테인먼트

소녀들이 어느덧 숙녀가 되어 돌아왔다. 농염한 눈빛, 성숙해진 음악, 과감한 퍼포먼스까지. 한층 여성스러워진 걸스데이가 올 봄 가요계를 뒤흔들고 있다. 깜찍한 안무와 사랑스러운 눈웃음으로 남성팬들을 무장해제시키던 소녀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섹시하고 도발적인 걸스데이의 모습이 조금은 낯설 수도 있겠다. 그러나 데뷔한지 벌써 2년 8개월. 그녀들의 변신은 '파격'이란 말보단 '성숙'과 '성장'이란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변화다.

첫 번째 정규앨범을 선보인 걸스데이 멤버들의 얼굴엔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했다. "귀여운 모습을 사랑해주던 팬들이 섭섭해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하지만 팬들은 성숙해진 걸스데이를 크게 반겼다. 타이틀곡 '기대해'는 '반짝반짝'을 히트시킨 남기상 프로듀서의 작품. 속이 살짝 비치는 의상을 입고 뒤돌아서 멜빵을 내리는 안무가 감탄을 자아낸다. "항상 새로운 컨셉트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데뷔 3년차다운 여유와 카리스마를 보여드리고 싶었죠. 처음엔 저희도 섹시 컨셉트가 어색했지만 이젠 변화를 보여드릴 때가 된 것 같아요."

걸스데이의 앨범에 대해 미국 빌보드는 "섹시한 매력과 더불어 음악적 성숙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멤버들은 "무대에서 더 안정적이고 강렬한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려 했던 것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그러나 이번 앨범을 통해 걸스데이는 겉모습뿐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확실히 발전했다. 소진은 직접 '걸스데이 월드'란 곡을 작사 작곡했고, 멤버 전원은 '아이 돈트 마인드(I Don´t Mind)' 작사에 참여했다. "예전에는 곡을 만든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랐어요. 그냥 떠오르는 멜로디를 앨범에 담았죠. 그런데 이번에는 참여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신경을 많이 썼어요. 공동 작사의 경우엔 각자 아이디어를 짜와서 함께 연구하고 고치는 과정을 거듭했고요. 더 완성도 있는 음악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죠. 하지만 작사 작곡에 대해 부담을 갖고 싶진 않아요. 음악은 즐거운 거니까. 앞으로도 저희의 진솔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요."


사진제공=드림티엔터테인먼트
걸스데이의 마음이 통했는지 타이틀곡 '기대해'는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하지만 그들에겐 또 하나의 도전 과제가 주어졌다. 순위제가 부활한 방송 3사 음악 프로그램 1위라는 목표다.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지만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고 한다. "마치 저희가 컴백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동시에 순위제를 시작하더라고요. (웃음) 순위제 때문에 의욕이 생기는 건 사실이에요. 한번쯤 1등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순위 발표 순간엔 얼마나 긴장되던지. 20위부터 발표하는 걸 보면서 속으로 '제발 우리 이름은 불리지 말아라' 빌었어요. 10위권에 들고 싶어서요." 그래서 결과는 어땠을까? 3월 마지막주 SBS '인기가요'에서 1위 후보에 올라 3위를 차지했다.

걸스데이는 그룹으로만 성장한 게 아니다. 멤버 개인으로도 성장했다. 막내 혜리는 올해 스무살이 됐다. "성숙한 외모 때문에 주변에서 스무살로 안 본다"며 덤덤한 표정을 짓던 혜리는 '성년의 날에 받고 싶은 선물'을 물으니 냉큼 "꽃, 장미, 구두"라고 답한다. 소진, 민아, 유라 세 언니가 "남자친구의 키스를 빠뜨렸다"며 옆에서 거들자, 순간 모두의 얼굴에서 웃음보가 터진다. 화목한 팀 분위기 비결에 대해 물으니 맏언니 소진은 "동생들이 무엇이든 알아서 잘한다"며 동생들에게 공을 돌렸고, 동생들은 "언니가 애교가 많고 귀엽다"면서 소진을 바라봤다.

2년 8개월을 함께한 걸스데이도 시간이 더 흐르면 언젠가 '걸(소녀)'이라 불리기 어색해지는 날이 찾아올 게다. 물론 그때도 네 사람이 함께이겠지만 걸스데이라는 팀의 색깔은 또 달라져 있을 것이다. "여자들의 마음은 나이를 먹어도 항상 소녀잖아요. 걸스데이도 그런 의미로 만든 이름이에요. 저희의 음악을 들으며 항상 소녀처럼 설레는 기분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매번 우리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정해진 답이 없는 과제이고 어려운 고민이긴 하지만, 어떤 직업이든 그런 어려움은 있지 않을까요? 저희도 올해는 연기, MC 등 여러 분야에 도전해서 앞으로 더 성장해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싶어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