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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원-쑹칭링의 혁명과 사랑 그린 대만소설 '걸어서 하늘 끝까지'

임정식 기자

기사입력 2013-03-05 10:41 | 최종수정 2013-03-05 10:41





'걸어서 하늘 끝까지'(어문학사)는 쑨원과 쑹칭링의 혁명과 사랑을 그린 대만소설이다. 타이완의 대표 여류작가인 핑루의 작품이다.

이 소설은 모두 61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홀수의 장은 쑨원과 관련된 이야기이고, 짝수의 장은 쑹칭링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나란히 교차되어 서술되고 있는 셈이다. 전체적인 틀은 두 사람이 시공을 초월하여 죽음으로 향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쑨원은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주로 국민당 내부의 불화와 갈등, 군벌들의 기만과 횡포, 자신의 신중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 등을 술회한다. 반면 쑹칭링은 자신의 가족, 쑨원과의 결혼생활과 혁명활동, 쑨원 사후의 생활 등을 술회한다. 그동안 쑨원과 쑹칭링에 대한 평가는 국부(國父)와 국모(國母)라는 호칭에서 엿볼 수 있듯이 숭고와 신성으로 채워져 왔다. 쑨원과 쑹칭링은 영웅이라는 아우라를 두른 채 신화의 공간 속에 있어, 보통 사람은 감히 바라볼 수도 없는 존재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 소설은 신화의 공간에 갇힌 채 박제화된 두 사람을 인간세계로 불러오고 있다. 진부한 영웅의 껍질을 벗겨내고 피와 살을 지닌 범인의 숨결을 입혀준다. 그리하여 그들의 절대고독과 은밀한 욕망을 들추어내고, 그들의 분노와 몽상을 들려준다.

물론 이러한 인간적인 면모가 그들의 혁명 업적을 부정하거나 혁명가로서의 삶을 깎아내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가혹한 현실 속에서 혁명의 대의와 이상을 위해, 혹은 자신의 자유로운 영혼을 위해 비틀거리는 모순덩어리 범인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전북대 김은희 교수와 전남대 이주노 교수가 번역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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