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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 중심으로 최고 게임 오른 '리그 오브 레전드', 그 1년간의 발자취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2-12-16 16:35




◇지난 10월 미국 LA 남가주대학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2 월드 챔피언십'에 8000여명이 관중들이 몰려들어 전세계에서 선발된 12개팀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모든 것은 유저로 통한다!"

올해 대한민국 게임 시장에는 그 어느 때보다 해외 게임들의 공세가 거셌다.

엔씨소프트의 신작 MMORPG '블레이드&소울'이 국산 게임의 자존심을 지켜냈지만, '이슈몰이' 측면에서는 외산 게임의 힘이 더 강했다.

이 가운데 단연 최고의 인기작은 라이엇게임즈의 AOS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였다. 지난 12일로 국내 서비스 1주년을 맞은 '리그 오브 레전드'는 길지 않은 기간동안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모바일의 강세 속에 온라인 게임의 위기론까지 불거졌지만 '유저의 기대에 충족하는 재밌는 게임은 통한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웠다.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으로 불렸던 한국 게임사들에게 큰 자극이 됐음은 물론이다.

게다가 '리그 오브 레전드'는 '제2의 e스포츠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구름 관중을 몰고다니는가 하면 기업들이 중심이 되는 프로게임단 창단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 또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e스포츠의 글로벌적인 경쟁력도 확인시켜주고 있다. 지난 1년간의 발자취를 살펴본다.

2012년 최고의 게임

지난 2009년 북미에서 처음으로 출시되고 2년이 지난 지난해 말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때까지 이 정도의 열풍을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라이엇게임즈 아시아의 오진호 대표조차 "이 정도로 많이 그리고 빨리 유저들의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3개월여가 흐른 지난 3월 게임트릭스 기준으로 PC방 사용시간 점유율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이후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소울' 등이 연달아 출시되며 3위까지 떨어졌지만 꾸준한 인기로 다시 1위를 탈환하며 지난 11월7일에는 최고 기록인 30.22%의 점유율을 찍기도 했다. 국내 게임 유저 3명 가운데 1명이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긴다는 얘기다.


1년 가운데 200일 넘게 1위를 지킨 '리그 오브 레전드'이니 지난 11월에 개최된 '2012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인기 온라인 게임상'을 수상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유저들의 투표가 몰리면서 게임대상의 홈페이지가 한 때 다운이 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e스포츠의 희망 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한국 게임산업에 큰 희망을 준 것은 e스포츠의 중흥기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 열린 '아주부 LoL 더 챔피언스 스프링 2012' 결승전에는 8000여명의 관중이 몰렸고, 9월에 열린 이 리그의 여름리그 결승전에는 무려 1만1000명이 운집했다. 현장 관객수로는 지난 수년간 광안리해수욕장서 열린 단체전 프로리그의 결승전 이후 최초의 1만명 이상으로 기록됐다.

일부 좌석을 유료로 판매하는 방식을 혼용했는데, 개시 3일만에 모두 매진되기도 했다. 특히 여름리그 결승전은 최고 시청률이 4.7%(20~25세 남성 기준)을 찍으며 지상파를 포함해 해당 시간대에서 3위를 기록했다. 겨울리그의 개막전은 지난 11월 처음으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열렸는데, 경기가 개최된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엄에는 유료좌석 3000석을 포함해 이틀간 5000명이 몰리면서 지방투어에 대한 가능성도 확인했다.

한국을 비롯해 북미와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선발된 지역별 대표팀 12개팀이 상금 500만달러를 두고 지난 10월 미국 LA에서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했는데, 이 대회는 '롤드컵'(리그 오브 레전드의 약자인 'LoL'과 월드컵을 합친 말)으로 불렸다. 현장 관객 8000명을 비롯해 TV 및 온라인 스트리밍 순시청자만 세계적으로 828만명에 이르기도 했다. 이밖에 전국 8개 지역 196개의 PC방에서 8000여명의 플레이어가 참여한 가운데 아마추어 토너먼트도 열렸다.

CJ, SKT, KT 등 프로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이 앞다퉈 '리그 오브 레전드'팀을 창단하면서 e스포츠로서의 폭발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저에서 답을 찾다

전세계적인 인기를 이 땅에서 그대로 이을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는 여러 활동 때문이기도 하다.

라이엇게임즈는 한국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한국형 챔피언 '아리'를 발표했고, 여기서 나온 수익금을 바탕으로 총 5억원을 한국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사회 환원 활동으로 문화재청과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협약을 체결했다. 또 서비스 1주년을 기념하고 유저들에게 대한 감사로 한국형 스킨인 '신바람 탈 샤코'를 출시하기도 했다. 여기서 나오는 향후 6개월간의 수익 역시 모두 사회에 환원된다.

이밖에 외산 게임임에도 불구, 블랙데이나 추석 이벤트 등 한국 시장에 특화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고, 유저들의 결혼축하나 다른 게임상담까지 진행하는 등 이색적인 마케팅을 시행하고 있다. 서비스가 중단됐을 때 다른 외국 게임사와 달리 신속하게 이를 알리고 전폭적인 보상으로 신뢰를 지켜나간 것, 그리고 프로게임단과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의견을 수렴해 게임개발에 피드백으로 활용하는 것도 유저 중심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오진호 대표는 "내년에 대작들이 많이 나오지만 점유율 1위 유지가 목표가 아니기에 큰 상관은 없다"며 "지금처럼 계속 유저 중심의 게임 서비스를 할 것이다. 또 한국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만큼 유저들을 위한 더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환원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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