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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연예인 된 걸 후회했던 순간은…"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2-11-23 15:36 | 최종수정 2012-11-30 13:18


'신의'를 마친 김희선은 한결 편안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신의'를 마치고 나니 시원섭섭하다. 아쉬움도 남는다. 아이가 엄마가 TV에 나오는 걸 좋아해서 오래 연기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더 보여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SBS '신의'는 방영 전부터 순탄치 못했던 작품이다. 남자 주인공으로 유력시됐던 이준기가 출연을 거절했고, 2년 반 동안 작가 팀이 4번 교체됐다. 1부 대본만 80개 버전이 나와 캐릭터 연구도 쉽지 않았을 터다. 방영된 뒤엔 표절 논란까지 일었다. 여러 가지 잡음 속에서도 꿋꿋이 극을 지켜낸 김희선은 "극 중반부터는 쪽대본으로 촬영했어요. 3~4일은 기본으로 밤을 새우니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끝내고 자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까 서운해요.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연예인 된 적 후회한 적 없었는데….

90년대를 주름잡았던 김희선이다. 20~30대 남성들 사이에선 "김희선 한 번쯤 안 좋아해 본 남자가 어딨느냐"는 소리도 나온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세간의 관심은 집중된다. 자유라고는 없는 생활. 20년 가까이 톱스타로 산다는 건 어떨까? "힘들진 않았어요. 둔하기도 하고 낙천적인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연예인 된 걸 딱 한 번 후회한 적 있었죠. 내 눈엔 무척 예쁘고 소중한 아이라 사진을 공개했는데, 사람들이 욕하는 걸 보고 상처받았어요. 나뿐만 아니라 아이에 대한 루머도 많았는데, 나한텐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어떻게 아이한테까지 이럴까 싶었죠. 한국을 떠나고 싶을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아이의 존재는 다시 연예계를 찾게 했다.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 "제주도 촬영에 한 번 데려갔어요. 예전에 아기 땐 몰랐는데, 4~5세가 되니까 사람들이 엄마 옷이나 머리, 얼굴 만져주고 사진 찍어주고 그러니까 옆에 있는 언니한테 '우리 엄마 예쁘지, 우리 엄마 예뻐' 이랬대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좋은 모습만 보여줘야겠다 싶었죠."

그렇다면 딸 연아 양이 엄마를 따라 연예계 입문을 선언한다면 어떨까? "처음에 한두 번은 말릴 것 같아요. 하지만 굳이 하고 싶다면 어쩔 수 없죠. 연예인뿐 아니라 다른 직업도 장단점은 있으니까요."

표정에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족을 지키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일과 사생활은 분리하고 싶다. "저는 배우잖아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긴 했지만, '배우'가 아니라 '애 엄마'라는 수식어가 자꾸 나오면 그걸로 인해 내 가족사를 사람들이 다시 한 번 들춰보게 되니까요. 나이 얘기까진 괜찮은데 애 엄마라는 걸 굳이 부각하고 싶지 않아요."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동안 미모 유지 비결은?

김희선도 이제 30대 중반이다. 더욱이 '신의'는 사극 특성상 지방 촬영이 주를 이루고, 밤샘 촬영이 허다했던 작품. 그런데도 그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동안 아니에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관리는 정말 따로 안 하거든요. '신의' 촬영 때도 물 많이 마시고, 체력적으로 버텨야 하니까 초콜릿과 레드불을 달고 살았어요. 전 딱 봐도 부족하잖아요. 그런 게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마음을 편하게 먹어요. 스트레스가 쌓이면 얼굴에 나오잖아요. 내가 싫으면 싫은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만족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에 맡기기도 하고, 혼자 가슴 아파하고 이런 성격이 아니에요."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연기력 논란 굿바이…'진짜 톱스타'

'신의'는 6년 만의 복귀작이다. 김희선은 극 중 고려 시대로 타임슬립한 여의사 은수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는 물론, 통통 튀는 캐릭터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빼어난 미모 때문인지 그의 연기에 날을 세우던 시청자들도 이번엔 은수와 최영(이민호)의 로맨스에 울고 웃으며 연기력을 인정했다. "연기력 논란은 신경 쓰지 않아요. 내가 만족하는 연기를 하면 된 거고, 그런 데 일일이 상처받았다면 15년 동안 연기를 하지도 못했겠죠. 오래 쉬었다가 나와서 부담은 없었어요. 더 내려갈 게 없으니 마음 편히 시작했죠. 다만 감이 떨어지진 않았을까, 열 살 연하와 연기를 하는데 극 몰입을 방해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은 했죠. 안티를 줄이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생갭다 많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요즘처럼 문화 소비 속도가 빠른 세상에서 오랜 기간 공백기를 거치고도 톱스타로 군림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20대부터 쉬지 않고 내 생활 없이 일만 하며 달려온 걸 많이 기억해주시는 것 같아요. 시청률에 상관없이 작품에 각인되는 배우로 남는 게 중요하잖아요. 앞으로의 욕심이라면 40세가 넘어도 '누구의 어머니' 이런 캐릭터가 아니라 사랑 연기도 하고, 또 그에 대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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