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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김' 김동완 vs '오자룡' 이장우…일일극 '훈남 전쟁'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2-11-18 16:39 | 최종수정 2012-11-21 08:32


KBS 1TV 새 저녁일일극 '힘내요, 미스터 김!'의 제작발표회가 1일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열렸다. 배우 김동완과 네명의 아역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은 각기 성(姓)이 다른 네 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총각엄마이자 가사 도우미인 김태평의 따뜻한 가족애와 로맨스를 그린 훈훈한 이야기를 그린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잘생긴 외모에 건실함까지 갖춘 두 '훈남'이 나란히 일일극에 출격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KBS1 '힘내요 미스터 김'의 김동완과 MBC '오자룡이 간다'의 이장우. 덕분에 일일극의 분위기가 한층 젊고 산뜻해졌다.

첫 테이프는 김동완이 끊었다. '힘내요 미스터 김'은 지난 12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23.6%를 기록하며 성큼 앞서 나갔다. 방송 3주차에 접어든 현재까지 20% 초중반대 시청률을 유지하는 중. 전작인 '별도 달도 따줄게'가 16%로 출발해 28%로 종영한 것과 비교하면 초반부터 월등히 좋은 성적이다.

'힘내요 미스터 김'에서 김동완이 연기하는 '미스터 김' 김태평은 입주청소부 겸 가사도우미로 일하며 네 아이를 돌보는 '총각엄마'다. 유일한 핏줄인 조카, 천식을 앓고 있는 친구의 딸, 가족과 헤어져 지내는 반항아 소년, 여기에 탈북 소년까지. 성(姓)도, 생김새도, 살아온 환경도 다른 이들이 모인 김태평네 '변종 가족'은 끈적끈적한 혈통주의를 강조하던 기존 일일극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가족애를 그려내고 있다. 남들 눈에 이상하게 비춰지는 가족 관계 때문에 아이들은 학교에서 곤란함을 겪기도 하지만 김태평은 가족의 의미를 설명하며 아이들을 현명하게 보듬는다. 김동완의 친근한 이미지는 이런 김태평 캐릭터에 맞춤옷처럼 어울리고, 개성 넘치는 아역들의 활약도 흐뭇한 웃음을 짓게 한다.

물론 3대 대가족과 재벌의 권력다툼 같은 가족극의 전형적인 설정들도 등장한다. 핏줄 대신 사랑으로 가족을 이룬 김태평에게도 '출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그러나 이런 '막장'의 징후들이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 건 캐릭터들이 건강하게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이 캐릭터들이 상식적인 방식으로 움직여 주기만 한다면 색다른 가족극의 탄생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이다.


12일 오후 서울 임페리얼펠리스호텔에서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드라마 '오자룡이 간다'는 처가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큰사위의 음모에 대항하여 아내를 사랑하는 진실한 마음으로 처가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착하지만 백수인 둘째사위의 '역전' 이야기를 그린 홈멜로 드라마다.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이장우-오연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미스터 김에 이어 오자룡도 19일부터 일일극에 가세했다. '오자룡이 간다'는 처가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큰사위의 음모에 맞서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처가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둘째사위 오자룡의 역전 이야기를 그린다. 별 볼 일 없는 청년백수에서 든든한 남편으로 성장해가는 오자룡은 이장우가, 재벌가 철부지 둘째딸 나공주는 오연서가 맡았다. 이장우는 "오자룡과 나공주 커플은 시트콤처럼 밝고 유쾌한 분위기라 일일극보다는 오히려 미니시리즈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19일 첫 방송에선 시트콤과 드라마를 버무려놓은 듯한 경쾌한 전개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이두 아이두'에서 이미 보여줬던 이장우의 능청스러운 매력도 돋보였다.

그러나 시청률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 전작 '그대없인 못살아'의 15%대 시청률을 지키지 못하고 한자릿수로 뚝 떨어졌다. 지난 5일부터 일일극의 방송 시간대를 오후 7시 15분으로 옮긴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전작처럼 탄탄한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 뒤에 시간대 이동을 한 것이 아니라서 '오자룡이 간다'는 낯선 시간대에서 새로운 시청자들을 끌어들여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동시간대 SBS 일일극 '그래도 당신'의 인기도 부담 요인이다.

비록 방송 시간대가 겹치지는 않지만, '힘내요 미스터 김'과 '오자룡이 간다'는 여러모로 닮은 구석이 많다. 둘 다 남자주인공의 이름을 제목에 넣어 활약상을 강조했고, 주인공을 연기하는 김동완과 이장우가 모두 가수 출신이라는 점도 같다. 어김없이 재벌가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라 '막장'의 강도도 낮은 편이다.

자신의 캐릭터 이름을 내건 드라마에 출연하는 두 배우의 각오도 남다르다. 김동완은 "올 해 안으로 시청률 40%가 넘으면 시청자 한 분을 뽑아 그 분의 아침, 점심, 저녁을 가사도우미 김태평 스타일로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시청률 25%를 목표로 잡은 이장우도 "이 드라마가 잘 되면 8시 뉴스데스크도 살아나지 않겠나"라며 남다른 책임감을 보였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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