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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비틀기, 이게 우리가 만드는 드라마다
LTE 급 전개였던 <드라마의 제왕> 첫 방송에서 드라마 제작자 앤서니 김과 보조 작가 이고은(정려원)이 보여준 건 여태껏 누누이 지적되어 왔거나, 혹은 그렇지 않았어도 다들 은연 중에 알고 있던 대한민국 드라마의 어두운 제작 현실이었다. 퀵 기사 아저씨의 교통사고에서는 어느 작품들마다 꼭 있던 배우나 스태프들의 사고가, 도 넘은 PPL에서는 갑툭튀를 일삼는 제품들이, 드라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자꾸 늘던 플래시 백 등이 왠지 데자뷰처럼 떠올랐던 건 나뿐만이 아닐 듯. 그야말로 '대 놓고 폭풍 디스'의 연속이었다. 그 중 압권은 역시 오렌지 주스 PPL. 그마저도 <드라마의 제왕>에서는 아마 현실 PPL이었을 텐데 이걸 극에 그렇게 녹여내다니 기발하다는 생각도 들었더랬다.
이렇게 <드라마의 제왕>은 셀프 디스를 서슴지 않으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은 영리한 자기 비판의 자세 속에서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현실을 비꼬면서 드라마를 시작하고 있다. 여기에는 아주 흥미진진하지는 않더라도, 충분히 집중하면서 볼 수 있게끔 일조한 캐릭터들의 공도 크다. 아직 모든 캐릭터가 다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오늘 등장한 인물들은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제 자리를 알아서 착착 찾은 듯. 특히 김명민씨는 정말 명불허전의 압도적인 포스로 화면을 장악했다.
◇여담
1. 역시 명민좌. 딱딱한 말투에 독설이라니 강마에랑 겹치면 어떡하냐는 그런 말도 안 되는 기우를 잠시나마 가슴에 품었던 절 용서하세요.
2. 그런데 BGM은 이게 뭡니까. 괜히 힘만 잔뜩 들어가 있거나 엔딩 곡은 생뚱맞게 들렸다. 댓츠 낫 코?軀?
3. PPL 자연스럽게 넣으랴 머리도 지끈지끈 아프고,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속도 상하실 대한민국 드라마 작가님들 힘내세요.
4. <드라마의 제왕> 오프닝 영상 너무 근엄하고 또 웃기다. 보자마자 웃음이 빵 터졌음. 나폴레옹 명민좌라니! 뭔가 어울리면서도 코믹함.
<토오루 객원기자, 暎芽 (http://jolacandy.blog.me)>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