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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각시탈'이 남긴 것 그리고 풀어야할 숙제는?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9-06 22:57 | 최종수정 2012-09-09 10:56


사진캡처=KBS

KBS2 수목극 '각시탈'이 지난 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방송 관계자들은 '각시탈'이라는 작품에 대해 단순히 드라마 한편을 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인데다 방송 기간 중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며 민족적 자긍심까지 일깨워주는 역할을 해냈다고 보는 시선까지 있다.

한일 문제, 최선봉에 서다

사실 '각시탈'은 방송 전부터 캐스팅 문제로 인해 말이 많았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드라마라는 점으로 인해 한류 스타들을 섭외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출을 맡은 윤성식 PD는 "섭외에 어려움이 있었다. 당초 주인공 이강토(주원) 역은 30대 초중반으로 설정돼 있었다. 하지만 한류를 염두에 둔 배우들이 출연을 꺼리는 경향이 있어 힘이 들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수목극 1위 자리를 지키며 극이 클라이맥스로 흐를 때는 독도 영유권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됐다. 이에 '각시탈'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극중 각시탈은 한일합방 기념식을 습격하고 종군위안부로 끌려가는 여성들을 구출하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한일관계로 심기가 불편해진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냈다.

안방극장 10년 이끌어갈 진주 발견

주원은 '각시탈'을 통해 주연급은 물론 '드라마 흥행 제조기'로 급부상했다. 2010년 KBS2 '제빵왕 김탁구'에서 악역 구마준을 연기할 때 주원은 가능성 있는 신인에 불과했다. 이어 KBS2 '오작교 형제들'에서 개념 경찰 황태희 역을 맡아 2연타석 흥행에 성공했을 때는 '운이 좋았다'는 평도 많았다. 하지만 주원은 타이틀롤을 맡은 '각시탈'에서 부담감을 극복하고 일취월장하는 연기력과 안정된 내면 연기를 펼쳐보이며 '원톱 배우'로서 맡은 바 임무를 100% 이상 해냈다.


목단 역의 진세연 역시 '각시탈'이 발견해낸 보석이다. 그는 신인배우로서 하기 힘든 시대극 연기에 나서 각종 액션까지 소화해내며 미모를 넘는 열정을 과시했다. 이후 곧바로 SBS 주말극 '다섯손가락'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외에도 한채아 박기웅 등 젊은 배우들의 열연이 '각시탈'의 성공에 밑바탕이 됐다.


사진캡처=KBS
남아 있는 숙제는?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인 KBS에서 '각시탈'을 방송했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해외수출에서는 쓴 맛을 봐야했다. '각시탈'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수출을 보고 만든 드라마가 아니다. 작품 하나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시대극인 만큼 제작비도 많이 들어가, 수출 없는 광고 수익만으로는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마지막회에서 '각시탈'은 자막을 통해 보조출연자 버스 교통사고 후속 처리가 미흡했다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사망자 박희석씨의 명복을 빌었다. 이에 앞서 박씨의 유족들은 방송 내내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게다가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1020세대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지난 5월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김인규 KBS사장은 "예정대로라면 이 드라마는 광복절 다음 날에 마지막회를 방송한다. 종영 때 시청자들이 '만세'를 부를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올림픽 중계로 인해 그의 바람처럼 광복절 다음 날에 마지막회가 전파를 타진 못했지만 "만세"를 불러도 될 정도로 '각시탈'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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