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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각시탈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과연 어떤 결말을 시청자들에게 제시해줄까가 상당히 궁금했는데 각시탈 제잔진이 제시한 결말은 기대 이상이라 할 수 있었다.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만화 각시탈이나 쇠퉁소와는 또 다른 결말을 제시하였는데 이토록 항일정신과 역사의식을 제대로 보여준 드라마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비극적인 결말을 예상했는데 각시탈은 비극이면서도 비극이라고만도 볼 수 없는 결말을 제시하였고 그 결말은 상당히 각시탈다웠다. 어느새 드라마들의 결말이 열린 결말이 되는 것이 트렌드가 된 것 같기도 한데 분명 각시탈도 열린 결말를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열린 결말이 시청자로 하여금 '또 열린 결말이야'라는 반응이 아닌 '가슴이 뭉클해지는 결말이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열린 결말이지만 그 결말이 시청자들에게 이미 정해져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었는데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과거의 사실을 담고 있었던 드라마 각시탈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일제강점기를 어떻게 봐야하는지를 제시했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역사적 사실보다는 허구로 치우쳐졌다고 할 수 있는 마지막화는 이러한 메시지를 위해서였다고 할 수 있었다. 방송이 끝나고 사람들이 계속 호평을 하는 모습이었는데 명품드라마이자 국민드라마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각시탈은 마지막까지 그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셈이었다.
다시금 영웅으로 돌아온 이강토는 기무라 지와의 마지막 결착 이전에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말을 한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을 먼저 처단해야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대상은 당연히 키쇼카이의 우에노 회장이었다. 우에노 회장은 때마침 한채아가 연기하는 채홍주를 처분하려는 찰나였는데 키쇼카이 내부의 분열 속에서 이강토는 손쉽게 긴페이를 처치하고 우에노 회장의 앞에 설 수 있었다. 우에노 회장을 처단하는 장면은 무척이나 싱겁다고 할 수도 있었는데 주목할 것은 우에노 회장과 각시탈의 대사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우에노 회장이 말하는 정쟁에 대한 이야기는 당시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미친 광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었고 또한 최근 들어 일본의 우익들이 보이는 마인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전쟁을 선으로 생각하는 그러한 마인드가 타국을 침략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것인데 어디까지나 전쟁은 미친 짓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명분을 붙여 넣어도 일본의 당시 아시아 침략은 그들의 야욕과 광기를 보여주는 것이고 이것을 포장할 수는 없는 것이다. 비록 우에노 회장은 각시탈의 쇠퉁소 한방에 쓰러졌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항상 경계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또한 당시 제국주의자들의 생각을 제대로 보고 그들의 포장된 면을 벗겨 그 진실을 봐야하는 것이 후대의 사람인 우리의 몫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각시탈과 우에노 회장의 장면은 이 때문에 무척이나 짧지만 강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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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든 인물이 다 정리가 된 상태에서 이강토와 동진, 그리고 양백은 최종거사를 도모하게 된다. 일본은 미국 진주만 공습을 스스로 자축하고 또 한번 합방 기념식을 거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조선의 젊은이들이 독립을 위해 나서는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었다. 물론 실제로 이러한 사건은 없었지만 허구와 역사가 섞인 각시탈이기에 나올만한 장면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희옷에 각시탈을 쓰고 태극기를 펄럭리며 기념식장으로 가는 장면은 목담사리가 죽으면서 말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모래알같이 많은 각시탈이라는 것이 시청자에게 보여지는 것인데 각시탈이라는 영웅적 존재는 조선민중들이 일제에 대항할 수 있는 용기를 만들어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각시탈들과 같이 걸어가는 이강토의 모습은 진정한 영웅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면서 이제 남은 부분은 우리의 몫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했다. 한명의 영웅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의 힘이 있어야만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것만 같았는데 일본이 독도문제처럼 그들의 침략본성을 들어낼때 전국민이 하나로 힘을 모아 대항을 해야하는 것이고 또한 위안부문제처럼 그들이 역사를 왜곡하고자 할 때 그들에 맞서 싸워야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만 같았다. 각시탈의 이러한 열린 결말은 시청자로 하여금 항일정신과 역사의식을 강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었고 또한 애국심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드라마를 통해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각시탈이 그간 풀어 놓은 그 전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이러한 결말은 아마 역대 드라마 최고의 결말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끝나는 순간까지 시청자들이 가슴 속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든 각시탈은 진정한 항일드라마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를 다루는 드라마는 꽤 있었지만 이토록 적나라하고도 동시에 사실적으로 시대를 반영한 드라마는 없었다고 본다. 동시에 허구의 존재가 있기에 이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을 분명히 했던 제작진의 용기는 한때나마 '드라마가 항일이 아니라 친일이다'라고 했던 비난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본다. 주원과 박기웅 그리고 한채아 등 젊은 배우들은 기대이상의 연기력을 선보여주면서 톱스타가 없기에 우려다라는 말도 날려주었다고 할 수 있는데 각시탈을 통해서 주원과 박기웅은 스스로가 톱스타가 되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매회 미친 연기력을 선보여준 두 배우는 앞으로도 분명 더 성장할 것이고 진정한 명품배우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류를 생각해서 각시탈을 거절해준 그 어떤 한류배우가 정말 눈물나게 고맙다고 생각하는데 한류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속 시원한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스토리, 연출, 연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드라마 각시탈은 결국 끝이 났지만 각시탈이 형성해놓은 역사의식과 애국심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역사라는 것이 약간 소홀히 다루어지던 현실에서 각시탈은 우리 사회에 무척이나 좋은 충격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각시탈이 남겨준 의미들을 생각하면서 그럼 이만 아쉬움 속에서 글을 마치겠다. <김현주 객원기자, 이것저것 세상보기(http://delaytimes.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