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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또 다시 사극 열풍이 불고 있다. 이번엔 안방에서뿐만 아니라 스크린에서도 사극이 강세다. 작품성이나 파급력 면에서 어느 하나 뒤지는 작품이 없다. 작품 갯수 또한 어느 때보다 많다.
판타지 단물이 점점 빠져가는 하반기엔 정통사극이 대거 몰려온다. 스타 작가와 감독이 투입되고 100억대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들이다.
9월 초 KBS1 '대왕의 꿈'이 그 포문을 연다. 지난 4월 종영한 '광개토태왕' 이후 5개월만에 선보이는 대하사극으로, 백제(근초고왕)-고구려(광개토태왕)-신라(대왕의 꿈)를 잇는 삼국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총 80부작에 제작비는 120억원. 김춘추와 김유신의 삼한통일 과정을 다룬다. '사극 흥행의 보증수표' 최수종의 존재감이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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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선 이미 사극 열풍이 한껏 달궈졌다. 훗날 세종이 되는 충녕대군이 자신과 똑같이 생긴 노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지난 8일 개봉했고, 코미디 연기의 달인 차태현의 첫 사극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19일 만에 400만 관객을 가뿐히 넘겼다. 9월 개봉하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조선 광해군 8년 독살 위기에 놓인 왕 광해를 대신해 천민 하선이 왕의 대역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주연으로, 하반기 최대 기대작 중 하나다.
최근에 제작된 안방극장 사극 중엔 '해를 품은 달'이 최고 시청률 42.2%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고, 영화 쪽에선 지난 해 747만 관객을 동원해 최고흥행작이 된 '최종병기 활'이 있다. 하반기 사극대전에서 왕좌를 차지할 작품은 무엇일지, 미리 점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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