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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의 새로운 주자들의 초반 페이스가 드러나고 있다. 마치 여배우들의 나이 순으로 흥행이 결정된 듯한 모양새다.
전작들이 주로 남성 연기자들의 주도로 극이 전개됐다면 새롭게 시작된 드라마들은 여성 연기자들의 매력에 따라 색깔이 분명히 드러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월화극 '신의'는 6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희선(35)이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본인만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솔직 발랄하면서도 엉뚱한 면모를 지닌 캐릭터를 만나 그는 오랜만에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꺼내 입은 듯 '맞춤형'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수목극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시작부터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동명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에프엑스의 설리(18)와 샤이니의 민호, 제국의 아이들 광희 등 아이돌 스타들을 출연시키며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지만 생각만큼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설리가 남장미소녀 캐릭터로 등장해 '커피 프린스 1호점'을 시작으로 계속된 남장여자 신드롬을 이어가고자 했지만 아직까지 충분한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5일 시청률 7.3%로 출발한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다음날 1.6%포인트 하락한 5.7%를 기록, 굴욕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전작인 '유령'이 7.6%로 시작했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탄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주말극 '다섯손가락'은 44세 중년 여배우의 관록이란 무엇인 지를 당당히 보여주고 있다. 채시라의 미모와 연기는 역시 명불허전. 알 수 없는 과거를 가진 여인의 신비로움과 선과 악을 넘나드는 그의 야누스적인 연기에서 전해지는 전율은 곧바로 시청률로 나타났다. 불륜과 배신, 출생의 비밀 등 통속적인 소재들이 등장하지만 채시라의 폭발력 있는 연기력이 '막장'의 기운마저 상쇄시키고 있다.
'다섯손가락'은 지난 18일 11.3%의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첫 맞대결을 펼친 '메이퀸'에 뒤졌지만 이튿날(12.7%) 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14.1%로 시작해 23.5%로 막을 내린 전작 '신사의 품격'의 기분 좋은 흐름을 따라갈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