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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예능프로 대거 투입, 첫 주 성적표 어땠나?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2-08-21 08:10


사진제공=MBC

MBC가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들을 속속 선보이며 안방 공략에 나섰다.

170일간의 장기 파업과 런던올림픽 결방으로 인해 시청률이 바닥까지 떨어진 MBC 예능은 올림픽이 폐막한 첫 주에 무려 4편의 '신상 예능'을 내놓으며 개편 수준의 전면 쇄신에 돌입했다. 하지만 7개월 가까이 이어진 방송 파행의 여파를 복구하기엔 아직 역부족.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시청평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에선 파업 당시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MBC '신상 예능'의 첫 번째 주자는 16일 방송된 '정글 러브'다. 방송 5주 만에 폐지된 '주얼리 하우스' 자리에 편성됐다. 일반인 남녀 출연자 10명이 태평양의 무인도에서 생활하며 인연을 찾아가는 커플 매칭 프로그램이다. 거친 환경에서 배고픔, 목마름, 살인적인 더위와 싸워낸 남녀가 문명으로 돌아가 나이와 직업을 공개한 이후에도 정글에서 가졌던 호감이 유지되는지 여부가 관람 포인트다. 열대 정글과 바다 풍경이 담긴 영상은 신선했지만 SBS '짝'과 '정글의 법칙'을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시청자들의 평가도 '짝의 아류작'이란 혹평부터 '색다른 러브 버라이어티'라는 호평까지 극명하게 갈렸다. 문제는 역시 시청률. 전작 '주얼리 하우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3.0%(AGB닐슨, 전국기준)에 불과했다. 신설 프로그램마다 단명했던 '목요일 밤의 저주'가 또 다시 재현될 것 같은 분위기다.


사진제공=웰메이드스타엠
17일엔 8부작 금요 시트콤 '천 번째 남자'가 첫 전파를 탔다. 999년 동안 999개의 간을 먹은 구미호가 마지막 1개의 간을 찾아가는 과정과 구미호 가족들의 에피소드를 그렸다. 여름마다 등장하는 구미호 소재이지만, 내용은 제법 신선했다. 1000개의 간을 먹어 사람이 된 엄마 구미선(전미선)과 막내딸 구미모(효민), 여전히 진정한 사랑을 꿈꾸며 마지막 1개의 간을 기다리는 구미진(강예원)이 '진정한 사랑을 존재하는가'에 대해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나 구미진과 김응석(이천희)의 첫 만남 등이 흥미를 끌었다. 판타지 시트콤다운 재치있는 설정과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는 다음편을 기대하게 했다. 시청률도 6.7%로, 평균 5~6%대인 다른 시트콤에 비교하면 나름 선전한 편. 하지만 10%대 초중반을 기록했던 '댄싱 위드 더 스타2'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MBC의 금요일 오후 10시대는 그간 '위대한 탄생'과 '댄싱 위드 더 스타'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줄곧 이어져왔던 터라, 시트콤이 정착하기엔 다소 척박한 환경이란 점이 아쉽다.


사진캡처=MBC
MBC 예능의 상징에서 굴욕으로 전락한 '일밤'도 19일 새 코너를 선보였다. '나는 가수다2'와 짝을 이룬 '승부의 신'이다. '무한도전'에서 크게 히트한 '하하 대 홍철' 편에서 포맷을 가져왔다. 각 분야의 최강 라이벌들이 출연해, 각자 제안한 종목과 제작진 및 시청자가 제안한 종목을 합쳐 총 10라운드에 걸친 대결을 펼친다. 첫 방송에선 김용만의 진행으로 탁재훈과 김수로가 MC 대표로 맞붙었다. '무한도전'의 스핀오프라는 화제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3.6%. 여전히 5~6%대에서 멤돌고 있는 '나는 가수다2'와 시너지를 일으키기엔 한참 부족했다. 그러나 '승부의 신'이 독창적이진 않아도 개성 있는 MC들을 앞세워 색다른 재미를 모색하고 있어 화제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전에도 '최강연승 퀴즈쇼Q'가 첫 방송됐다. 상식 중심의 퀴즈가 아니라 창의력과 추리력을 변별해 최강자를 가리는 점이 기존의 퀴즈쇼와 차별화됐다는 평가. MC 손범수를 중심으로 박명수의 애드리브와 아이유의 풋풋함도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아이유는 시간제한을 알리며 거침없이 "땡!"을 외쳐 '아이땡'이라는 별명을 얻는 등 맹활약했다. 시청률은 5.0%로 나쁘지 않았지만, 동시간대 KBS2 '1박2일' 재방송(8.8%)과 SBS '동물농장'(9.8%)에는 뒤졌다.

이밖에도 '우리 결혼했어요'에는 줄리엔강과 윤세아 커플이 새롭게 투입돼 활력을 불어넣었고, 9년차 장수 프로그램 '놀러와'는 대망의 400회 특집을 준비하고 있다. 20일엔 파일럿 프로그램 '반지의 제왕'이 편성돼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는다. '반지의 제왕'은 꽃중년 4명과 꽃미남 4명이 출연해 일반여성의 사랑을 받기 위해 매력 대결을 펼치는 러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정상화 궤도에 접어든 MBC 예능이 부진에서 탈출해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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