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원작, 남장 여자, 꽃미남 군단 등 SBS 새 수목극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안방극장의 모든 흥행 요소를 모아놓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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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가수인 설리와 민호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설리는 아역배우 출신이고, 민호는 몇 차례 연기 경험을 한 상태였지만 주중 미니리시즈를 이끌어갈 주인공으로서의 내공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부터 이들의 연기력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의 시선이 있었지만 뚜껑을 연 결과 기본기도 없이 손발이 오그라들게끔 하는 소위 '발연기'는 없었다.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고등학생 설정에 맞게 풋풋함과 천진난만함이 묻어나는 절제된 연기를 선보였다. 다만 설리의 목소리가 남장여자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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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로맨스 드라마의 흥행 코드를 누구보다 잘 읽을 줄 아는 전기상 PD의 연출 또한 명불허전임을 자랑했다. '쾌걸춘향' '마이걸'에 이어 전작 '꽃보다 남자'를 흥행으로 이끌며 젊은 감각의 로맨틱 코미디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 전기상 PD는 화려한 영상미와 세련된 연출 기법으로 또 한 번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게 했다.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를 집필한 이영철 작가의 대본 역시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시트콤에서 역량을 발휘한 작가답게 에피소드 구성에 있어 강점을 드러냈다. 만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장면이 여러 차례 배치되기도 했지만 앞뒤 상황을 설득력 있게 이끌어내는 남다른 재주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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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선 설리가 '커피 프린스 1호점' '바람의 화원' '미남이시네요' '성균관 스캔들' 등 남장여자 신드롬의 계보를 잇기 위해 변신을 시도했다. 또 미남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다분히 꽃미남 열풍을 의식하게 만든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출연진의 연령대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드라마를 바라보는 시선이 좁아지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10대를 넘어 20~30대 시청자들까지 빠르게 흡수하기엔 자체 스토리나 대진운에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날 첫 맞대결을 펼친 MBC '아랑사또전'과 시청층이 일부 겹치면서 자칫 '10대들을 위한 드라마'에 머무를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당장 첫회 시청률 분석 결과 '아름다운 그대에게' 주시청자층은 10대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15%(AGB닐슨)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