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 신인'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 카메라 앞에 처음 섰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연기로 시선을 압도했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재학 중 지금의 소속사를 찾게 된 그는 120대 1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임메아리 역에 캐스팅됐다. 출연작이 전무한 그가 선보이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했던 '환상의 콤비'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가히 놀라운 일이다. "좀 대범했던 것 같아요. 긴장도 많이 했지만 출연료를 받고 하는 것인 만큼 프로페셔널하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엔 카메라를 쳐다보는 것조차 어색했지만 주변분들의 응원 덕분에 잘해낼 수 있었어요." 그는 드라마 촬영 중에도 틈틈이 기사를 검색하고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폈다. 미간을 찡그리는 모습이 보기 싫다는 댓글을 참고해 일부러 연기에도 변화를 줬다.
그가 연기하는 임메아리는 오빠 임태산(김수로)의 친구이자 17살 연상의 최윤(김민종)을 좋아한다. 최윤은 결혼을 했다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낸 상처도 갖고 있다. 오빠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쟁취해야 하는 입장이다. 실제라면 어떨까. "메아리의 어릴 적 모습에서 윤이 오빠와의 관계를 유추해봤어요. 메아리가 뚱뚱했는데 아마 도진(장동건)과 정록(이종혁) 오빠는 놀렸을 거에요. 그런데 윤이 오빠는 배려심이 많으니까 메아리를 예뻐해 주고 옆에서 도와줬을 것 같아요. 그래서 메아리가 윤이 오빠를 좋아하지 않았을까요? 현실의 저라도 오빠를 좋아했을 거에요. 물론 태산 오빠와 같이 반대가 극심했다면 좀 주춤했겠죠.(웃음)"
|
|
그가 바라본 '꽃중년 4인방'은 어땠을까. "장동건 오빠는 인자한 미소 천사였어요. 김수로 오빠는 유머감각이 정말 최고에요. 현장에서 너무 웃겨서 가끔 연기를 못할 때가 있었어요. 김민종 오빠는 실제로도 배려심이 깊고, 매너가 좋아요. 이종혁 오빠는 연기에 있어서 저의 멘토나 다름 없었어요. 또 극중에서와 달리 굉장히 가정적이세요."
'언니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김)하늘 언니는 처음 봤을 때 너무 예뻐 여신인 줄 알았어요. 옆에 같이 있는 것조차 떨려서 연기를 제대도 못했어요. 그런데 언니가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와 주셨어요. (윤)세아 언니는 시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되게 재미있는 데다 쿨한 성격이에요. (김)정난 언니는 연기 지도를 많이 해줬어요."
그는 부모의 반대를 꺾고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아버지가 연기하는 걸 많이 반대하셨어요. 개인적으로 치과대학에 들어가길 원하셨지만 제가 성적이 안 돼 고3 때 결국 진로를 변경했어요. 6개월간 연기 학원을 다니고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했죠."
데뷔가 화려했던 만큼 그의 차기작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는 "다른 작품을 했을 때 대중들이 내가 메아리를 연기했다는 걸 모르고 또 다른 신인이 등장했다고 생각할 수 있게끔 캐릭터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다. "무조건 예쁘게만 보이려고 하기보다 연기력으로 승부하고 싶어요. 물론 인기가 떨어지면 좌절도 하겠죠. 하지만 단점을 뽑아서 그 다음 작품에서 고쳐나갈 자신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그는 "나를 처음 발탁해 현장에서 혼내지 않고 천천히 가르쳐주시고 배려해주신 감독님과 메아리를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만들어주신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