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가 살을 빼기 위해 안달일 때 억지로 살을 찌운 여배우가 있다. 영화 '통통한 혁명'(감독 민두식)의 이소정이 그 주인공이다.
이소정에겐 어찌 보면 남는 장사가 아니라, 손해 보는 장사이기도 하다. 저예산의 독립영화라 개런티도 많지 않은데, 음식값 들이며 몸매와 건강까지 망가뜨리며 연기를 했다. 촬영을 끝내곤 다시 다이어트로 살을 빼는 과정까지 겪었으니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이소정은 "음식값보다 특수분장 비용이 더 비싸다"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인다. 그녀의 열정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초등학교는 영국에서 중고등학교, 대학교는 캐나다에서 다녔던 이소정은 연기가 하고 싶어 무작정 한국으로 돌아왔다. 좋은 학교에 좋은 성적을 올리던 우등생이었지만, 연기자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과감하게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소정은 드라마 '타짜'에서 평경장의 딸로 출연해 장혁과 애틋한 러브라인을 선보이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신인 여배우로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후속 작품인 드라마 '드림',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2' 등이 흥행에 부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이소정은 아쉬워하거나, 조급해하지 않는다. 여전히 씩씩하고 연기에 대한 학구열이 넘친다.
"이번이 장편 영화의 첫 주연이었어요. 전에 30분짜리 영화에 주연으로는 해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끌고 가는 게 도전이었죠. 정말 어려웠어요. '아무나 주연을 하는 게 아니구나, 주연이라고 좋은 게 아니구나' 등 여러가지를 느꼈죠. 그래도 손발은 오글거리지만, 저를 보면서 정말 많은 공부가 됐어요. 주연으로서 갖춰야할 것들과 제가 부족한 것들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어요."
일 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자기관리가 철저한 이소정이다. 그래서인지 이미 영화 속 살찐 몸매는 사라진지 오래다. 20㎏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몸매를 다시 만들었다. 물론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 길이다. 신인이지만 프로의 자세를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소정을 그렇게 만났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