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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례 좌절 후 재기하는 건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연예인에겐 더욱 그렇다. '잘 나가던' 연예인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이미지가 생명인 직업의 특성상 한 번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그런 점에서 주지훈의 복귀는 성공적이란 평을 듣고 있다. 지난 2009년 대마초 흡연 혐의를 인정했고, 이후 군생활을 거쳤다. 8월 8일 개봉하는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복귀작이다. 2009년 개봉한 '키친' 이후 약 3년 반 만의 영화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최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충녕대군이 그와 똑같이 생긴 노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주지훈은 충녕대군과 노비 역을 맡아 1인 2역을 소화했다.
동료 배우들에게 성실함도 인정받았다. 함께 출연한 선배 배우 변희봉은 "이번에 역할을 맡고 정말로 열심히 하는 것을 봤다. 앞으로 배우로서 얼마나 성장할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역할만은 정말로 노력에 노력을 더해서 찍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연습 때 선배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주지훈과 호흡을 맞춘 이하늬는 "굉장히 깊게 생각을 하고 치열하게 연기를 하는구나란 생각을 했다. 연기로 속죄하겠다는 말 한 마디가 어떤 마음에서 했는지 느껴지더라. 정말 열심히 하고 그것이 화면에 드러났기 때문에 아마 영화를 보러 오시는 팬 분들이 '역시 주지훈이구나', '대체 불가능한 배우구나'라고 생각을 할 것 같다"고 했다.
1인 2역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 분량의 빡빡한 촬영 일정을 소화한 주지훈은 촬영 중 발이 찢어지는 부상을 견뎌내기도 했다. 이를 악문 주지훈이 성공적인 복귀를 위해 필요한 모습을 두루 보여준 셈이다.
물론 여기에 하나가 더해져야 한다. 바로 흥행이다. 복귀작이 흥행에 성공해 그 배우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언급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신선한 설정과 코믹 요소를 통해 흥행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주지훈으로선 깊이 반성하고 성실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노력과 성실함이 더해진다면 아직은 남아있는 대중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차츰차츰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