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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 남자만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오빠 바보'로 불렸던 정유미(28)는 온데간데없었다.
"향기랑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해보자 하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예전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았잖아요. 언젠가 저에게 선택의 기회가 온다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겠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었어요. 또 향기를 통해 느꼈던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세나를 택했던 것도 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공백이 길어지면 안 되겠다 싶었죠. 어찌됐든 향기를 통해 인기를 얻었는데 그 인기가 금세 식어버리고 예전으로 돌아갈 것만 같은 걱정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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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또래의 젊은 배우들과의 작업 덕에 힘든 환경에서도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박유천씨는 첫 대본 리딩 때 지각을 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시간 안 지키고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가볍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죠. 그런데 첫 촬영 때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하더니 편안하게 다가오더라구요. 연기자로서도 그 누구보다 성실했구요. 힘든 와중에도 인상 한 번 찌푸리는 걸 못 봤어요. 이태성씨는 장난기가 정말 많았어요. '세나가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앞에서 내가 이렇게 웃겨주는 거다'라며 현장 분위기를 항상 즐겁게 만들었어요. (한)지민 언니가 '태성씨랑 같이 있어서 얼마나 재밌니' 하고 부러워할 정도였죠. 지민언니는 제가 지금껏 만나본 언니들 중에서 최고로 소탈했어요." 정유미는 "짧은 대사 하나에도 뭔가가 더 있지 않을까 고민하며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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