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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두 상수의 칸 도전, 상복은 없었지만...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2-05-28 15:43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스크리닝에 참석한 '돈의 맛'의 임상수 감독. 경쟁부문에 공식초청됐지만,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다. 사진제공=시너지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하지만 상복은 없었다.

27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선 제65회 칸국제영화제의 폐막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선 각 수상부문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취재진의 취재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폐막식장에 입장하지 못한 대부분의 취재진은 곳곳에서 생중계 화면을 보며 세계 각국으로 소식을 전했다. 일반 관객들 역시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외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폐막식을 지켜봤다.

'임'도 아니고 '홍'도 아니었다. 임상수 감독('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다른 나라에서')은 수상에 실패했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에 돌아갔다.

영화제 개막 전, 임상수 감독과 홍상수 감독은 경쟁부문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면서 기대를 모았다. 한국영화는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두 편이 동시에 진출하면 한 편은 반드시 수상에 성공한다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둘 중 하나' 법칙이 통하지 않았다.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제65회 칸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의 입지를 한층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임상수 감독은 두 번째, 홍상수 감독은 세 번째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그만큼 칸국제영화제에서 '신뢰감을 주는 감독'으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얘기.

현지에서 만난 외신기자들 역시 임상수 감독과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이창동, 박찬욱 등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경험이 있는 감독들을 언급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 외신기자는 '돈의 맛'을 관람한 뒤 "미장센이 돋보였다. 다양한 상황을 한 화면에 담는 기법과 회색톤의 화면이 인상적이었다"며 "임상수 감독 뿐만 아니라 홍상수 감독이나 이창동 감독의 작품을 잘 알고 있다. 한국영화는 세계적인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경쟁부문 외에서도 한국영화의 선전이 돋보였다. 총 5편의 한국영화가 제65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가운데 비평가주간 중단편부문의 '써클라인'은 유일하게 수상에 성공했다. 신수원 감독의 이 작품은 이 부문에서 까날플뤼(Canal Plus)상을 받았다.

또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은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는 '역사'를 만들어냈다. 현지에서 만난 연상호 감독은 "처음 투자를 받을 때부터 '이 영화가 칸에 갈 것 같다'고 했더니 주위에서 막 웃더라"며 "지금 차기작을 준비 중인데 다음 번엔 경쟁부문을 노리겠다"고 당당히 밝혔다.

한편 이번 칸국제영화제에선 '리얼리티'의 마테오 가로네 감독이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했고 '엔젤스 쉐어'의 켄 로치 감독이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또 '포스트 테네브라스 럭스'의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감독이 감독상, '비욘드 더 힐즈'의 크리스티안 문쥬가 갱상의 주인공이 됐다. 남우주연상은 '헌트'의 매즈 미켈슨, 여우주연상은 '비욘드 더 힐즈'의 크리스티나 플루터와 코스미나 스트라탄이 탔다. '비스트 오브 더 서던 와일드'의 벤 제이틀린 감독은 황금카메라상의 수상자가 됐고, 단편 경쟁부문에선 레잔 예실바스 감독의 '사일런트'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칸(프랑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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