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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라기 보다는 예술가의 느낌을 물씬 풍겼다. 영화를 대하는 자세는 진지했고, 자신만의 확고한 연기관을 갖고 있었다. 영화 '돈의 맛'에 출연하는 김강우는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배우가 배우 티 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임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돈의 맛'으로 제65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처음엔 그냥 그러나 보다 했는데 영화제가 점점 다가오니까 설렌다"며 "임상수 감독과는 코드가 맞는다. 직선적이고 자기 색깔이 있고 타협을 안 하시는데 저도 그런 게 있다. 현장에도 가장 좋은 정장을 입고 나오시더라. 불편하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내 직장에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가야 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고 하시더라. 그건 장인으로서 직업에 대한 자존심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 재벌가 비서 주영작 역을 맡았다. 칸국제영화제와 인연까지 맺게 해 준 작품이지만,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이 다 소중하다. 하지만 그전까지 '연기가 미치게 좋아, 재밌어, 죽겠어'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엔 좋아 죽겠더라. '돈의 맛'을 찍으면서 연기의 맛을 느낀 셈이다"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몸짱' 배우로 알려진 김강우는 이번 영화에서도 근육질의 몸매를 드러낸다. 개봉 전 완벽한 상체 근육이 돋보이는 포스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김강우의 연관검색어로 '김강우 몸', '복근'이 있다.
하지만 그는 "평소에는 없다"며 웃었다. 이어 "아마 '마린보이' 때문에 그렇게들 봐주시는 것 같다. 작품에서 필요할 때만 만든다. 이번에도 맡은 캐릭터가 극 중 두 여자가 반할 수밖에 없는 젊음을 상징하는 남자였기 때문에 운동을 했다. 사실 몸 만드는 운동은 싫어한다"고 했다.
데뷔 10년째를 맞은 김강우는 "뭐든지 10년은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살짝 능선에 올라온 느낌은 있다. 칸에 가면 바닷가에 앉아서 '그래, 10년 동안 나쁘지 않았어'라고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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