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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게임, 온오프라인 전쟁 막 올랐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2-03-18 18:04







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가 네달여의 침묵을 깨고 17일 시범경기를 시작하며 새로운 시즌을 열었다.

박찬호 김병현 이승엽 등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서 큰 족적을 남겼던 해외파들이 복귀한데다, 사령탑들이 대거 교체되는 등 예년 판도를 뒤흔들 변수와 흥미요소가 풍부해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썼던 지난 시즌 기록을 한 해만에 갈아치울 태세다.

국내 프로야구를 기반으로 한 야구 게임들도 올해 피 터지는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전현직 선수들이 등장하는데다,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하는 통계치를 활용하고 직관적인 플레이 방식 등으로 인해 야구 게임은 폭넓은 인기를 모으는 장르다. '마구마구' '슬러거' '프로야구 매니저' '야구9단' 등 직접 플레이를 하거나 매니지먼트를 하는 게임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가운데, 'MLB 2K'나 'MLB the show(더 쇼)' 등 콘솔 기반의 실사 야구 게임도 이제 온라인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여기에 국내 게임사 양대산맥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온라인에서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한판 대결'을 앞두고 있어 흥미진진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제대로 맞붙는다

엔씨소프트는 신생구단인 NC 다이노스를 지난해 창단한 후 올 시즌 2군을 시작으로 내년 1군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야구단 창단으로 게임 유저들만 알고 있던 마니아적 이미지를 털치고 이미 대중 기업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확고히 했다. 확실한 홍보 효과를 거둔 셈.


그런데 여기에 넥슨이 뛰어들었다. 넥슨은 19일 롯데 자이언츠와 후원 계약을 맺고, 유니폼이나 헬맷 등에 넥슨 로고를 부착한다. 공교롭게 NC 다이노스가 창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와의 지역 라이벌이 됐다. 온라인에서의 경쟁을 뛰어넘어, 오프라인에서 야구단을 매개로 한 '대리전'이 시작된 것이다.

넥슨으로선 국내 게임사 매출 1위임에도 불구, 회사 이름보다는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게임명이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브랜드 강화가 필요한 시점. 게다가 2010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와 후원 계약을 맺어오고 있다. 계약 첫 해에 김태균이 4번 타자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지바 롯데가 재팬시리즈까지 제패,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모두 큰 효과를 거뒀다. 지난해 말 일본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하기도 한 넥슨은 지난 2월 지바 롯데와 계약 연장에 합의한 상황에서, 올해는 한국 롯데까지 그 외연을 확장시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양국에도 롯데가 함께 운영중인 야구단이라는 훌륭한 인기 '플랫폼'을 활용, 한일 양국에서의 브랜드 동시 노출을 의도하고 있다"며 "공교롭게 엔씨소프트와 야구에서도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면서 재밌는 그림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제는 실사 야구다

'마구마구'나 '슬러거' 등 기존 야구 게임들에는 SD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름이나 통계치는 똑같지만 아무래도 현실감이 떨어진다.

그런데 올해부터 나올 야구 게임들은 선수들의 실제 모습과 플레이 스타일을 그대로 구현한다. 2K나 EA 등 세계적인 개발사들이 메이저리그 기반으로 만든 콘솔게임 'MLB 2K'나 'MLB the show'의 실제감 넘치는 비주얼 퀄리티가 한국 프로야구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선보일 게임은 CJ E&M 넷마블의 리얼야구게임 '마구더리얼'이 될 전망이다. '마구마구'를 만든 애니파크가 6년만에 선보이는 것으로, 올 하반기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마구더리얼' 티저사이트(www.ma9real.com) 오픈과 함께 실제 게임 플레이 화면을 바탕으로 구성한 30초 분량의 영상 트레일러를 선보였다.

애니파크 김홍규 대표는 "'마구더리얼'은 온라인 야구게임의 혁신을 가져올 작품이다. 기존 콘솔 야구게임의 비주얼과 견줘도 손색이 없게 국내 야구 선수들의 얼굴은 물론 동작 하나 하나까지 최대한 실제에 가깝게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니파크는 '마구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인 야구 매니지먼트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NHN한게임은 자회사 와이즈캣을 통해 '슬러거'의 후속작이자 실사 야구게임인 '프로야구더팬'을 곧 공개한다. 리얼한 그래픽과 실시간 데이터 연동 등이 특징이다.

넥슨은 2K와 실사 야구 게임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말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 엔씨소프트도 'MVP베이스볼'을 만든 EA와 온라인화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엔씨소프트는 '프로야구 매니저'의 개발-서비스사인 엔트리브소프트를 인수, 프로야구 1군 진입에 앞서 야구 게임을 확보한 바 있다. 실사 게임까지 서비스를 한다면 넥슨과 온오프라인에서의 맞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전문가들은 "만화 캐릭터, 실사 캐릭터, 매니지먼트 게임 등 구현할 수 있는 야구 게임이 모두 등장한다는 의미가 된다. 게임의 증가로 유저층은 분명 늘어나겠지만,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최근 불거진 프로야구선수협회와 게임사들의 초상권 재계약 문제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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