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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이종석 "뿌잉뿌잉, 손발이 소멸할 뻔했어요"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2-01-31 15:42


이종석은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무뚝뚝하지만 속 깊은 짝사랑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괌심과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안종석씨, 아니 이종석씨…." 인터뷰를 하면서 본의 아니게 '성(姓)' 희롱을 여러 번 했다. TV를 보는 사람도 이러한데, 지난 해 9월부터 다섯달째 '안종석'으로 불린 이종석 본인도 꽤나 헷갈릴 게다.

매일 방송국에 출근하다시피 촬영한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도 이제 종영까지 한 달여 남았다. 피곤함이나 후련함이 자리할 것 같았던 이종석의 얼굴에는 '섭섭함'이 가득했다. "곧 끝난다는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허전하다"고 한다. "집보다 촬영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니까요. 자취집의 냉장고가 고장났는데도 아직 못 고치고 있어요. (웃음)"

요즘 '하이킥'은 안종석과 김지원, 윤계상, 백진희의 4각 러브라인의 향방을 두고 관심이 뜨겁다. 무뚝뚝한 척하지만 은근히 김지원을 챙겼던 안종석은 김지원의 마음이 윤계상을 향해 있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한 상태. 결말을 살짝 귀띔해달라고 하니 이종석은 "대본이 나와봐야 안다"며 명랑하게 웃는다. "종석이의 짝사랑이 이뤄졌으면 좋겠지만, 이후의 내용 전개를 전혀 안 알려주시니까 저도 궁금해요. 김병욱 감독님은 '바다에서 촬영하니까 따뜻하게 입어라' '날씨 추우니 건강 챙겨라' 이런 말씀만 하세요. (웃음) 그래도 종석이가 지원이를 만나고 나서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자존심도 세고 허세도 좀 있고 주변엔 관심조차 없는 아이였데, 지금은 캐릭터가 약간 가벼워지지 않았나 싶어요."

안종석 캐릭터가 '하이킥'과 함께 성장하는 동안 기억나는 에피소드도 많다. 박하선과 박지선이 머리를 염색하고 일탈하던 에피소드, 지원의 기면증을 알게 된 종석이 지원을 찾아다니던 내용, 지원의 발에 하이힐 대신 운동화를 신겨주던 장면 등 "너무 많아서 하나만 꼽기 어려울 정도"라고. "김병욱 감독님은 시트콤을 만드시는데, 늘 시트콤 이상의 뭔가를 배우게 돼요."

'뿌잉뿌잉' 에피소드도 빠뜨릴 수 없다. '빵꾸똥꾸'를 잇는 최고의 유행어가 됐다. "대본에 나온 '뿌잉뿌잉'을 보고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차마 입밖으로 꺼내지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연습도 못했죠. 촬영 들어가서야 처음으로 '뿌잉뿌잉' 대사를 했어요. NG를 내면 더 민망할 것 같아서 한 번에 끝냈죠. 다들 웃느라 촬영장이 난리가 났었어요." 주먹으로 양볼을 부비는 모션은 크리스탈과 상의해서 만들었다. 얼마나 민망했으면 이종석은 말하면서도 멋쩍어했다.

하지만 실제 이종석은 '뿌잉뿌잉'이 꽤 잘 어울리는 장난꾸러기다. 애교도 많고 호기심도 많다. 촬영장에서 매일 붙어 사는 크리스탈(안수정 역), 백진희, 김지원, 강승윤 앞에선 그 장난기가 발휘된다. 16세 때부터 모델 일을 시작해 친구를 사귈 기회가 많지 않았고 "낯은 안 가려도 사람은 가린다"는 그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들이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수정이와 승윤이의 '끼'는 정말 대단해요. 표정부터 리액션까지 다 관찰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아이들이 연예인 하는 건데… 저는 절대로 따라할 수 없는 거라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죠." 한 방송에서 박하선이 '이종석이 크리스탈에게 사심 있다'라고 했던 폭로에 대해 물으니 "극 중의 안수정처럼 드세고 말괄량이 같은 캐릭터가 이상형"이라며 웃는다.

이종석은 지난 해 드라마 '시크릿 가든'을 마치자마자 영화 '비상:태양 가까이'와 '코리아', 시트콤 '하이킥'에 연달아 출연하며 주가를 한껏 올렸다. 하지만 정작 그는 "어느 하나에 집중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고 했다. 설날에 사촌동생들의 사인공세에 시달리면서 '하이킥이 인기가 많구나'라고 느낀 게 전부라고.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해요. 하지만 그만큼 저의 부족한 점들이 많이 보여서 아쉬움도 커요. '하이킥'은 정말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그래야 다음 시즌에 카메오 출연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2011년을 쉴 틈 없이 보낸 이종석의 2012년 가장 큰 바람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을 무사히 마치는 거란다. 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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